[세비인상 논란]법안처리 0건 민생뒷전…'밥그릇챙기기'

금배지는 달라져도 국회는 달라진게 없다. 사진은 한자 國을 한글 국회로 바꾼 금배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윤재 기자] 국회의원 세비가 내년 3년 만에 인상될 경우 정치권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특권포기' '정치혁신'을 외쳤지만 정작 제대로 실천된 건 거의 없다. 최근에는 국회선진화법과 세월호특별법을 핑계로 민생과 경제법안은 단 1건도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함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세비인상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국회 예산도 증액= 국회의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얼마나 잘 보좌하느냐가 핵심이다. 세출예산안을 보면 의원들의 세비 항목이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다. 대신 사무처 인건비 항목에 포함돼 있다. 올해 2425억원에서 내년에는 2666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회 운영위에서는 이 틀 안에서 세비를 마음대로 올릴 수 있고 어떤 견제도 받지 않는다. 전체 예산도 올해보다 증액됐고 의정활동비도 늘어났다. 의정지원예산은 의장단과 국회의원,교섭단체 등의 의정활동지원에 쓰인다. 올해 642억4100만원에서 내년에는 20억4887만원이 늘어난 662억8987만원이 책정됐다. 국회 각종 위원회를 지원하는 위원회운영지원예산도 109억4955만원으로 1억4000만원이 증액됐다. 의원들의 해외방문에 지원하는 의회외교 예산도 103억8733만원으로 올해보다 6억5833만원이 늘었다. 반면에 국회도서관의 책 구입 등을 포함한 도서관 자료확충 및 보존예산은 5700만원 증가한 데 그쳤다.◆일을 안 하는게 가장 큰 문제= 국회는 지난 5월2일 이후 152일째 단 1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세월호 문제 해결과 관련한 문제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국회는 공전을 거듭했다. 급기야 여당은 지난 26일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었지만 개회 9분 만에 계류안 90개를 처리하지 못하고 산회됐다. 이후 정의화 국회의장이 본회의 날짜를 30일로 못 박았지만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는 열리지 않고 파국과 정상화의 갈림길 위에 서 있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동안 민생경제법안 처리는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잠자고 있는 상황이다.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인 7월2일 마지막으로 법안 처리가 이뤄졌고 160여일이 지난 뒤인 12월10일에야 34개의 밀린 법안이 한꺼번에 처리됐다. 34개 법안이 무더기로 처리되면서 법안에 대한 심사와 검토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지난해에 이어 반복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국회의 민생 법안 통과를 촉구했고 이달 16일에는 여당 지도부와 회동을 통해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경제부처 장관들과 함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정책들이 실시간으로 입법화돼도 모자랄 판인데도 국회만 가면 하세월"이라면서 경제활성화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다.◆지방의회도 의정비 인상 후폭풍=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의회의 의정비 인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4년 임기 지방의회 의정비가 올해 단 1차례 심의로 결정됨에 따라 광역ㆍ기초의회 가릴 것 없이 앞다퉈 의정비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의회는 내년만 동결한 뒤 나머지 3년치 인상을 추진하는 꼼수를 부리는가 하면 기초의회 의장단이 사전에 인상폭을 결정해 담합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지방의회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인 3.8%를 적용해 매년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다른 의회에선 13% 인상안을 요구하고 있다. 목포시의회의 경우 의정비 15.6% 인상을 추진 중이다. 목포시의원들의 의정비는 월정수당 1320만원을 포함해 3396만원으로 인상률 15.6%가 받아들여질 경우 3720만원으로 늘어난다.반면에 2년째 의정비를 동결한 전남 강진군의회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향후 4년간 의정비 인상은 공무원 봉급 인상률에 맞춰 적용하기로 했다. 강진군 의회의 의정비는 전남 22개 시ㆍ군 중 17위 수준이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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