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지난달 북한 당국의 식량 배급량이 지난 3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난 8월 주민들에게 분배한 배급량이 성인 1인 당 250g였다고 세계식량계획(WFP)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WFP의 '2014 북한 가뭄과 식량안보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배급량은 지난 2011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북한 당국이 목표로 하는 573g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WFP는 보고서에서 9월 배급량도 8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며, 북한의 식량 확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북한은 1월 주민 한 명 당 하루 400g을 분배한 데 이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동안은 420g의 식량을 분배했다.WFP는 북한 내 28개 군 133 가정을 방문해서 분배감시 중간평가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양이나 질에서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히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북한 주민들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북한의 작황사정이 좋지 않아 북한 당국의 식량배급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WFP는 올해 초봄 가뭄과 강우량 부족 등으로 이모작 작황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6월에 수확이 끝난 밀의 경우 수확량이 3만t으로 지난해보다 57%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감자와 보리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WFP는 봄 가뭄에 따른 이모작 작황 피해가 심각해 황해남도 은율군에서는 지난해 이모작 수확률이 80%에서 40~50%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특히 1월부터 8월까지,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등 북한 내 최대 곡창지대도 평균 이하의 강우량으로 피해가 컸다며, 가을 추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WFP는 내다봤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은 지난 7월 발표한 '국가보고서: 북한 편'에서 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물 뿐아니라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작물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이 더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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