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간 기업문화 융화 노력…''사장님' 대신 '바비'로 불러달라'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황웨이청 동양증권 사장이 새출발을 앞두고 한 이불 온기를 데우기 위해 눈높이 행보에 나섰다. '감자탕 회식' '사장 호칭 생략' 등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스킨십 경영으로 한국-대만간 이질적인 문화를 빠르게 해소, 인수 시너지를 조기 극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웨이청 사장은 지난 6월 취임하자마자 임직원들과의 상견례를 위해 전국 20개 지점을 돌았다. 서울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 광주, 강원, 경기 지역의 거점 점포 20곳을 방문해 직원들과 면담의 시간을 가졌다. 황 사장은 이 자리에서 동양증권의 영업 정상화와 향후 비전을 공유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다음달 1일 동양증권은 사명을 유안타증권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한다"며 "이에 앞서 동양증권과 유안타증권간 비전을 공유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황 사장이 전국 영업점 투어에 나선 것은 '현장이 곧 본사'라는 지론 때문이다. 지난해 화사채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영업 정상화를 위해 '현장경영'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평소 한국 음식을 즐기는 그는 유별난 감자탕사랑으로 유명하다. 짬 날 때마다 평직원들과도 격의없이 '감자탕 스킨십'을 즐긴다는 후문이다. 대만 유안타증권에서 국제경영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그는 동양증권이 피인수된 뒤 지난 6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옮겨와 동양증권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런 그가 감자탕을 즐기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한국 기업문화의 특수성을 이해해 인수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황 사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바비'로 불린다. '대표님'이나 '사장님'이라는 호칭 대신 자신의 영어이름인 '밥(Bob)'을 친근하게 불러달라는 그의 요청에서다. 직원들도 황 사장의 소탈한 리더십에 후한 평가를 준다. 내부에서는 황 사장과의 소통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한 직원은 "황 사장은 평직원으로 시작해 대표까지 된 경우다 보니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고 후배들을 통솔하는 리더십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만 유안타증권은 자회사인 유안타 시큐리티스 아시아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27.06%) 인수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동양증권 대주주가 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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