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동해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선적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 턴테이블은 1만톤 무게의 케이블을 감아올릴 수 있는 규모입니다. 1만톤이라 하면 전함 7척까지도 실을 수 있는 규모죠. 턴테이블의 크기가 크고, 캐파(Capa)가 높아야 장거리 케이블을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LS전선 동해공장을 방문했다. 공장의 주요 설비를 소개하는 김원배 LS전선 해저케이블생산팀장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LS전선은 해저 케이블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800억원을 투자, 지난 2009년 동해공장을 설립했다. 김 팀장이 설명하는 턴테이블에 감긴 케이블은 동해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다. 이 케이블은 분당 5~10m 속도로 풀려나간다. 풀려나간 케이블은 서서히 움직여 인근에 위치한 선박으로 자동으로 옮겨진다. LS전선이 수주한 총 200km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카타르 프로젝트'를 위해 카타르로 옮겨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장을 나와 인근 항구로 이동해 봤다. 케이블은 LS전선 동해공장에서 동해항까지 400m 정도 되는 거리를 움직여 간다. 육교와 같은 다리도 건너고, 지하로 뚫린 터널도 지나간다. 공장 직원들은 이 길을 '댕 웨이' 혹은 '케이블 웨이'라고 부른다. 항구에 도착하자 길이 147m, 폭 38m의 바지선 형태 선박이 정박돼 있다. 공장에서 풀려나간 케이블이 선박에 자동으로 감기고 있고, 이 케이블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인부들이 선박 위에서 열심히 작업 중이다. 중간중간 버니지(Bunage·나무받침)로 케이블이 엉키지 않도록 쌓아 놓은 모습은 흡사 핫 케이크를 연상케 한다. 이 선박에는 두 개의 턴테이블이 위치해 있다. 이미 하나의 턴테이블에는 케이블이 모두 감겼고, 나머지 턴테이블까지 각각 3800톤 가량의 케이블이 모두 실리면 출발할 수 있다. 김낙영 LS전선 해저시공팀장은 "케이블이 모두 실리면 오는 16일이나 17일께 출항이 가능하다"며 "27일 가량을 항해해 10월14일 전후로 카타르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타르에 도착한 후에는 포설과 매설 작업을 총 120일 가량 진행한다. 수심 33m 가량의 카타르 해저에 케이블을 묻는 작업을 마치면 비로소 모든 작업이 끝나는 것이다. 해저케이블은 국가 간 또는 육지와 도서 간 전력, 통신은 물론 가스, 물까지 수송을 가능케 하는 최첨단 케이블로 '케이블의 꽃'으로 불린다. 최근 유럽 국가간, 혹은 중동에서 해저케이블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S전선은 그동안 유럽 업체들이 독식하던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은 90% 이상의 시장을 프랑스의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스위스 ABB 등 유럽 업체가 독식해 왔지만, 현재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LS전선은 순위로는 5위, 점유율은 7~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내년에는 해저케이블 시장 점유율 10%까지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추가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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