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外風 세졌다

국내 등록된 외국펀드 지난달 말 기준 340개…전년대비 96개 늘어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 유치 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로 몰려들고 있다.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외국 펀드들이 한국 시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등록된 외국 집합투자기구(펀드)는 340개로 전년 동월(244개)보다 96개(39.3%) 늘었다. 국내 등록된 외국 펀드는 2011년 말 135개에서 2012년 말 187개, 지난해 말 271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펀드의 대부분은 사모펀드이며 일부 공모펀드도 등록돼 있다. 이는 운용자산이 45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유치하려는 해외 펀드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투자에 한계를 느낀 기관투자가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외국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와 직접 세일즈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을 비롯해 KKR 등 사모펀드들은 물론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JP모건·UBS 등 유수의 금융기관들도 국내에 펀드를 등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국내에서도 큰손이지만 외국 펀드들에게도 큰 고객 중 하나"라며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외국 펀드들이 이들을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현재 19% 수준인 해외 투자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다른 연기금 및 공제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투자로는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같은 대형 기관의 경우 해외에 직접 나가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현지 투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가 느리고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건이 열악한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해외 시장을 직접 개척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수요를 노리고 외국 펀드들이 한국 시장에 들어와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근래 들어 외국계 사모펀드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가 늘고 있다"며 "국내 기관투자가들 입장에서는 외화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외국 펀드들은 국민연금 같은 큰손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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