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 치열해지자 '국가적 결투'로 치닫는 이웃-소니·파나소닉·재팬디스플레이 내세워 정부 주도 합작사 설립-日 히구치 철강관련협회 회장 "한국산 제품 수출 주시해야"[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권해영 기자] 한일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전자와 철강업계에서도 대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일본 전자업계는 정부 주도로 차세대 신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작사를 설립해 '한국 타도'에, 일본 철강업계는 한국산 철강재 수입 '딴지 걸기'에 각각 나선 것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소니, 파나소닉, 재팬디스플레이(JDI)와 정부ㆍ기업으로 구성된 일본산업혁신기구(INCJ)는 2015년 1월 OLED 합작사 'JOLED'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주요 전자 기업들이 참여하는 JOLED는 사실상 일본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한국의 OLED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설립하는 합작사다. JOLED의 의결권은 ▲INCJ 75% ▲JDI 15%▲소니 5%▲파나소닉 5% 등의 구조인데, INCJ는 정부 기구이고 JDI는 INCJ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정부가 90%의 의결권을 갖는 것이다.소니와 파나소닉은 각사의 OLED 패널 연구개발(R&D) 인력과 기술, 양산설비를 제공하고 INCJ와 JDI는 자금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JOLED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탑재될 중소형 OLED 패널 개발에 주력한다.이에 따라 OLED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기술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선제적인 투자로 차세대 신기술인 OLED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의 견제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중소형 AMOLED 패널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99% 이상을 달성했다. 사실상 글로벌 OLED 시장을 독주하는 상황이다.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OLED 시장에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반면 일본의 경우 PDP 집중, 투자 여력 부족 등으로 한 발 늦게 뛰어들었다"며 "OLED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국내 기업과 한국을 추격하려는 일본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도 일본의 한국 견제가 노골화되고 있다. 대일본 철강 부문 무역수지 적자가 갈수록 커져가는 데도 일본 철강업계가 한국산 수입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그간 철강산업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양국 업계가 최근 철강 무역수지를 놓고 미묘한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히구치 신야 일본철강산업간담회 회장의 최근 발언으로 불거졌다. 히구치 회장은 최근 일본 내 한국산 철강재 수입 증가에 대해 " 지난 1월 탄소강 강재 수입에서 한국이 34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각국에서 무역마찰 문제가 빚어지고 있으며 조심스레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한국산 철강재의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자국내 산업의 보호무역주의를 자극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국내 철강업계는 히구치 회장의 발언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실과 다르게 자국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올 상반기 대일 철강재 수출은 208만t, 수입은 361만t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153만t 더 많다. 2013년 한일 양국의 철강수요 대비 수입비율을 보면 한국의 일본산 수입이 더 많다. 일본은 수요 6500만t 가운데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5.5%(3600만t)다. 반면 한국은 수요 5200만t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4.8%(7700만t)에 달한다.이로 인해 한국의 대일 철강재 무역수지는 2000년 이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대일 철강재 무역수지는 수량기준 410만t, 금액기준 35억달러 적자다. 2010년 무역적자 830만t으로 최대 폭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적자폭이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철강제품이 대일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 업계가 일본 철강재 수입에 대응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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