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TV 완화 소식에 물만난 강남 '매도 호가 뛰어'

'조합설립 동의율'이 50%를 넘어섰다는 현수막이 뭍은 반포주공1단지 전경.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매수자는 별로 없는데 매도 호가가 오른 형국이다. 새 부총리 내정 직후 매수세가 달라붙긴 했는데 팔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매도가격을 2~3일 사이에 5000만원씩 올렸다."(반포동 B공인)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소식에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히는 강남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꿈틀대고 있다. 시세 추이나 대출가능액 증가분을 묻는 수요자들도 상당히 늘었다. 지역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일선 중개업소들은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늦은 오후 찾은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문의전화에 응대하느라 분주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음을 알리는 '조합 설립 동의율 50% 달성' 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반포주공 1단지는 이달 초까지 거래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뒤 가수요 형태의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휴가철이지만 거래가 더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6월 중순~7월 초까지 반짝 거래가 됐는데 이때 매입세력은 추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한 것으로 본다"며 "LTV 완화가 시행되면 휴가철에도 거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이렇게 되자 매도 호가가 일제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포동 B공인 대표는 "대출규제 완화 방침이 매도 호가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며 "23억원대의 대형 평형은 25억원까지 높아지고 18억∼19억이던 중형단지들은 5000만원씩 올랐다"고 설명했다.강남의 또다른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일대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2월 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손님이 없어 신문을 뒤적이거나 모니터를 응시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물밑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A공인 대표는 "시장호전 토대는 마련됐지만 가격을 밀어올리지는 못하고 있다"며 "문의전화는 많이 늘었는데 지금 사야되는지 대출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묻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3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1%로 17주만에 상승반전됐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6%를 기록,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초구(0.07%)는 반포ㆍ잠원동 일대 재건축 단지의 매물이 회수되고 매도호가가 올랐다. 조합설립 총회 준비에 들어간 반포주공1단지가 1000만원 올랐고 잠원동 한신2차와 한신6차도 500만~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LTVㆍDTI 완화에 이어 2주택자 전세 소득 과세 철회 방침까지 겹쳐 비수기에 접어든 주택시장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며 "이사철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8~9월부터는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제도시행이 지연될수록 정책변수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 있다"며 "가시적인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정책 시행이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 모습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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