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후보 양산한 여야 '전략공천'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7ㆍ30 재ㆍ보궐선거 서울동작을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투표권이 없거나 해당 지역에 실거주를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지역 일꾼'이란 이들의 홍보가 무색하게 됐다.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투표권이 없어 선거 당일 투표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후보자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일인 선거일 전 22일(8일)까지 해당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데 나 후보는 지난 9일 재보선 출마를 결정하고 이후 주소지를 변경하면서 투표권을 받지 못했다. 나 후보는 대신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해 거주하고 있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당의 공천이 늦게 이뤄져 투표권을 잃어버렸다. 우리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나 후보와 달리 투표권은 갖고 있지만 지역에 거주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 후보 측 관계자는 "워낙 당 공천이 급하게 결정됐고 곧바로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서 이사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자녀 교육 문제도 있어 집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가족들은 성북구에 위치한 기존 거주지에 살고 있고 기 후보만 사당동에 위치한 주거용 오피스텔에서 일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일찌감치 사당동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실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후보가 투표권과 해당 지역 내 거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은 양당의 '전략공천' 때문이란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이 지역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공천을 계획하고 올인했지만 김 전 지사가 거부하자 후보 등록일(10일) 하루 전에 나 후보 공천으로 급선회했다. 나 후보로선 8일 이전 주소지 변경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새정치연합도 지난 3일에서야 기 후보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지역 출마를 준비하던 허동준 지역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당내 의원 30명이 기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후폭풍에 휩싸이면서 기 후보는 지난 8일에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기 후보 역시 갑작스러운 당 전략공천 탓에 지역 실거주가 어려웠던 것이다. 양당 관계자들 모두 "당 지도부의 원칙 없는 무리한 공천으로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후보들을 부실 후보로 만들었다"며 "지역 일꾼이라 말하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선 이런 주장에 불쾌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명확한 전략공천 기준과 보다 정교한 공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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