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부진한 경기로 세금이 잘 걷히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집계에 따르면 연간 국세수입 목표 대비 세수 진도율이 4월 말에 34.4%였다.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0.6%포인트 낮고, 재작년 같은 시점보다는 5%포인트 이상 낮다. 게다가 4월16일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인한 내수와 산업생산 위축이 5월 이후 본격화됐다. 이대로 가면 올해 연간 세수결손 규모는 지난해의 8조5000억원을 넘어 10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경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지출을 줄이기도 어렵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적자재정과 국가부채 확대를 가급적 줄이면서 올해 정부예산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세출 조정과 세입확대 방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내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면 바로 추경예산 편성 여부와 그 방향에 관한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예상보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추경예산 편성이 만성화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연례적인 세수부족이 정부의 장밋빛 경제성장 전망과 비현실적인 세수증대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면 재정운용의 기준과 틀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과 관련된 세법개정안을 다음 달 초에 확정해 국회로 보낼 예정이다. 그중 하나로 지난해 여론의 반발로 포기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도 다시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땜질로 비정상적 재정운용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 같지 않다.박근혜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중요한 국정원칙으로 삼아왔다. 이를 위해 각종 비과세ㆍ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핵심적인 세수증대 방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비과세ㆍ감면 축소의 세수 실적은 당초 계획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세수 실적은 지난해 목표를 약간 초과 달성했으나, 이런 실적이 해마다 되풀이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이르면 이번 주 안에 취임할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은 세수부족의 상황과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 대책은 박 대통령 임기 안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의 35% 미만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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