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손대면 알짜된다비밀은 막강 ‘錢士’ 162인평생 금융주치의 개념 도입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대신에프앤아이 인수 두달만에 1분기 점유율 1위...자산운용·저축銀도 파죽지세구조화상품본부 신설 등 자산영업 활성화 역점...전세계 투자가능한 플랫폼 구축[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수익성이 뛰어난 대신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증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습니다. 증권업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신에프앤아이가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에게 대신에프앤아이(옛 우리에프앤아이)는 종합금융그룹 도약으로 이끌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 시장 2위 업체로 최근 4년간 20~3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라 나 사장이 ‘큰 믿음’을 보내고 있다.대신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인수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드디어 대신에프앤아이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대신증권은 대신에프앤아이를 비롯해 대신자산운용, 대신저축은행까지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며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계열사 실적 고무적= 나 사장은 “대신에프앤아이를 인수한 지 두 달 됐는데 안정적으로 실적이 잘 나고 있어 증권이 어려울 때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며 “2011년 인수한 대신저축은행이 흑자를 내고 있고 대신자산운용도 헤지펀드 수익률이 좋아 연결재무제표가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신저축은행은 지난 3분기 누적(2013년7월~2014년3월) 3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대신자산운용은 서재형 대표 영입 후 1년 만에 수탁고가 1조3000억원에서 5조원까지 확대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계열사들의 선전에도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사 이래 처음 실시한 희망퇴직이 마무리되면서 퇴직보상금이 2분기 재무제표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나 사장은 “긴 시간 대신증권과 함께했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 아쉽다”며 “힘든 결정을 내린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회사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에서 해답 찾는다= 올해 연임과 동시에 대신에프앤아이 인수, 희망퇴직이라는 두 고비를 넘었지만 그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걸음을 돌리면서 증권거래수수료(브로커리지)가 수익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살길이 막막해진 탓이다. 대신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나 사장은 난관을 타개할 해법을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모색 중이다. 그는 “주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자산영업에 기반한 리테일부문 성장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 자산영업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회사 시스템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가계는 금융자산 비중이 25%에 못 미친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에는 70%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리테일부문, 특히 자산영업부문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대신증권은 고객자산본부를 확대 개편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상품부서와 법인대상 금융상품 판매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화상품 본부를 신설했다. 지난 2~3년간 직원들에게 금융상품교육을 강화하는 데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자산관리파트너, ‘금융주치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은 고객들의 투자건강을 증진하겠다는 목표로 1년에 1번씩 가장 잘하는 영업직원들을 금융주치의로 선발하고 있다”며 “162명의 금융주치의가 고객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장기적인 파트너로 신뢰받는다면 그 노하우가 대신증권에 축적돼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세계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플랫폼을 구축한 것도 자산관리부문 강화방편 중 하나다. 최근 대신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전 세계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플랫폼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에는 미국 시니어론 운용사 ‘이튼밴스’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계열사인 대신자산운용은 글로벌 톱 운용사인 러셀인베스트먼트, 스위스 최고 프라이빗뱅킹(PB)인 UBP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투자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그는 “일본 증권사들은 자국 내 주식 비중이 15~20%에 불과하다”며 “한국에서도 해외 투자에 눈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인 만큼 앞으로도 좋은 해외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성장·소통·IT 경쟁력에 집중= 어느덧 임기 2기째로 접어든 지 3개월여, 나 사장은 회사 성장, 직원과의 소통, 대신만의 강점인 정보기술(IT) 경쟁력 강화를 연임 후 경영목표로 꼽았다. 그는 “처음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인수합병(M&A)과 좋은 상품 개발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을 했었다”며 “어려울 때 기회가 찾아오는 만큼 과거 증권업계 점유율 2위까지 올랐던 경험을 살려 대신증권 성장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바쁜 시간을 쪼개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나 사장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본사 지하 식당에서 직원들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하는 한편, 설문조사를 실시해 수시로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내 소통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기획실 내에 문화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했다. 안팎의 소통을 강화하다 보니 대신증권만의 강점도 더 잘 파악하게 됐다. 그는 “대신증권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IT 기반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인도네시아 현지 만디리증권에 온라인거래시스템을 개발해 수수료를 나눴던 것처럼 태국, 말레이시아 등지에 대신증권의 IT 기술을 전수하고 비즈니스를 확대해 금융한류를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증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20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 사장은 “3분기에는 금융불안을 극복할 만큼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서 국내 증시도 좋을 것”이라며 “다만 이후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져 다시 힘든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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