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커튼콜까지 시원하다…한여름 무더위 날려줄 '싱잉인더레인'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원작…'돈 락우드' 역에 규현 제이 백현 캐스팅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의 원작은 1950년대 나온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전환되던 시기인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성공작으로 손꼽힌다. '사랑은 비를 타고'가 뮤지컬 형식을 띈 영화라면, '싱잉 인 더 레인'은 영화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이런 차원에서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컬처앤콘텐츠(SM C&C)가 첫 제작 뮤지컬로 '싱잉 인 더 레인'을 선보인 것은 안정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대중들이 익숙하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콘텐츠인 데다가, 영화 속 진 켈리가 우산을 쓰면서 탭댄스를 추는 결정적인 장면을 무대로 옮겨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작품성이 검증된 고전에다 SM 출신 아이돌들을 대거 투입함으로써 기존 뮤지컬 팬층과 아이돌 팬층을 고루 포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작품의 주인공은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스타 '돈 락우드'이다. 그는 여배우 '리나 라몬트'와 짝을 이뤄 많은 영화들을 흥행시키며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돈 락우드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무명의 배우 '캐시 샐든'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무성영화의 시대가 저물고 유성영화 체제로 바뀌면서 그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바뀐다. 돈 락우드는 영화사의 압력으로 유성영화를 찍으려하지만 여배우 리나 라몬트의 우스꽝스러운 목소리가 걸림돌이 된다. 결국 위기의 순간, 캐시 샐든의 재치로 영화는 영화대로, 사랑은 사랑대로 행복한 결말을 얻게 된다.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고, 경쾌하다. 눈에 띄는 악인이나, 비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다. 빽빽하고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에 익숙해져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심심해보일 수 있는 구성이다. 하지만 원작의 낭만에 기대어본다면 아기자기하게 즐길 수 있는 쇼 뮤지컬이다. 당시 흑백영상을 재현한 작품 속에서 배우들이 중세시대 기사로 분장한 채 연기를 펼치는 장면도 큰 웃음을 준다. 어느 새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이 익숙해진 규현(슈퍼주니어)은 주인공 '돈 락우드' 역을 모나지않게 소화한다. 특히 1부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에 빠진 락우드가 비를 맞으며 탭댄스를 추고 '싱잉 인 더 레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공연의 백미다. 무대 위로 쏟아지는 1만5000리터의 빗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한여름의 무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커튼콜까지 시원하다. '리나 라몬트' 역의 선데이도 의외의 코믹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라이브로 듣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도 매력적이지만 이에 반해 배우들, 특히 돈 락우드의 노래 비중이 적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가수 출신 배우들이 가창력을 뽐낼만한 뮤지컬 넘버도 몇 안된다. 2부에 비해 1부가 다소 늘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밋밋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8월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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