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 회장이 한 행사에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과 대담(對談)해 눈길을 끌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9일자로 보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과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대담한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블룸버그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18일 도쿄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파월 전 장관과 리더십을 주제로 대담했다. 파월 전 장관이 “지도자는 대의를 가지고 다음에 오는 사람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자 손 회장은 “(파월은) 존경하는 지도자 중 한 분”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대담 중 농담을 나누며 친밀함을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는 손 회장이 미국 정계의 거물과 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미국에서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7월 미국 3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사들인 뒤 4위 T모바일 인수에 나섰다. 손 회장은 T모바일을 인수해 스프린트와 합쳐 몸집을 키운 뒤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럼으로써 미국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통신ㆍ경쟁정책 당국은 손 회장이 강조하는 합병 효과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톰 휠러 위원장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무부 반독점 책임자 윌리엄 베어 차장검사는 지난 1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나쁜 아이디어라고 본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공영방송 PBS에 나온 데 이어 11일 경제TV채널 CNBC 인터뷰와 상공회의소 오찬 강연을 통해 T모바일을 사들이려는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손 회장이 파월 전 장관을 만난 것도 이런 여론 조성 작업의 일환이다. 닛케이는 손 회장이 미국 정재계의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정책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정당 불문하고 인맥이 넓고 통신정책에서 중요한 안보전문가인 파월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파월 전 장관의 아들 마이클 파월이 FCC에서 위원장을 지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손 회장은 파월 전 장관을 1년여 전에 합작사업을 계기로 알게 됐고 미국에 갈 때마다 만난다. 지난 3월에는 워싱턴에서 식사를 하며 손 회장이 “통합으로 (이통업계에서) 경쟁이 진행된다”는 주장을 반복하자 파월 전 장관이 “확실히 좋은 것”이라며 “마사(손정의 회장의 일본 이름 마사요시의 애칭), 힘내시오”라며 격려했다.닛케이는 손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경제계에 친구가 많다며 넓은 교우관계가 미국 여론의 이해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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