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의 돌직구는 세다‥'그런 남자 만나봤죠?'(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이민기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배우다. 안정감 있는 연기력, 카리스마 있는 눈빛을 소유하고 있지만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거칠고 서툰 모습이 공존한다. 누나 팬들은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모습에서 ‘귀여움’을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굉장한 ‘상남자’다.말투 역시 장난기가 어려 있지만 빙빙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인터뷰를 하러 갔지만 오히려 당하는 느낌에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거침없이 날아오는 직구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고 예의가 바르다. 참 특이하다.인터뷰 내내 이어진 주제는 영화 ‘황제를 위하여’ 속 이환과 차마담(차연수)의 관계였다. 두 사람은 사랑일까 아닐까. 일단 이민기는 환의 마음을 ‘욕망’으로 정의했다. 역으로 묻는 그의 갑작스런 질문에 “내 생각에도 사랑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차마담을 걱정하고 채무를 변제해주고 그런 모습을 보면 사랑인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이자,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 거다”라며 웃었다. 무의식적으로 발끈하자, “지금 봐라. 돈과 사랑을 연관시켜서 생각하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렇게 농을 건네던 이민기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서로 다른 해석들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고 했다.“다양한 해석들이 너무 좋아요. 각자가 바라보는 사랑의 정의가 다른 거죠. 내가 환이로 얘길 한다면 사랑이 아니고 욕망이에요. 연수는 내가 갖고 싶은 거, 가져야 되는 대상이고 내 것이 된 뒤에는 내 것이기 때문에 집착을 해요. 내가 가야할 길에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그러나 이게 사실 사랑일 수 있는 거지 않나요? 환이는 사랑이라고 느끼지 않지만 어쩌면 그게 사랑일 수도 있죠.”
일부 관객들이 극중 등장하는 베드신의 개연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민기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환의 욕망을 얘기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크게 부각이 돼서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느와르 장르 안에 베드신이 있는 건데, 따로 분류해버릴 정도로 봐버리니까 그 부분이 염려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촬영 당시엔 민망할 틈도 없었고, NG도 많이 나지 않았다. 가장 효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그림을 뽑아내자고 생각했단다. 후배 이태임이 과감한 노출을 선보인 것에 대해서도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민기는 “처음 시나리오부터 그러니까 내려놓지 않으면 이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디까지만 된다고 하면 찍을 수 없다”며 “영화자체가 직구인데 베드신에서 커브볼을 던지면 비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사실 그는 이환과 차마담이 멜로로 치닫지 않아서 더 좋았다고 고백했다. ‘너무 뻔한 공식’은 싫기 때문이다. 느와르 여주인공은 지고지순하고, 여자로 인해서 사건이 생겨 남자 주인공이 해를 입는 줄거리가 대부분이다. 그런 것은 식상하다며 고개를 저었다.“이태임씨가 출연하자마자 관객들은 그 생각을 했을 거에요. 뻔한 내용을 예상했겠죠. 사실 둘이 자고 일어나서 창밖의 바다를 보면서 대화하고 그런 신이 있었어요. 그 장면을 보면 사랑이 깊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본편에선 편집됐죠. 이게 사랑일 수 있으나 욕망에 더 가깝다는 정서를 확실히 풍기고 싶었던 거 같아요.”
영화를 보고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관객들이 ‘세다’는 평을 내리는 점에 대해서도 이민기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힘든 것도 필요는 하다고 생각한다. 청불(청소년 관람불가)이니까 어차피 다 성인들인데 센 게 뭐 어떤가. 오히려 심심한 거보다 낫지 않나”라고 되물었다.여러 가지 평들은 다 감사히 여기지만 그래도 ‘볼만한 영화’라는 반응이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스스로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 만큼 사람들도 장점을 많이 봐주길 바란다고.극중 환은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 칼로 찌르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따로 ‘칼질’ 연습을 하진 않았다며 웃던 이민기는 “고등학교 때 싸워보고 싸운 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냐고 물었더니, “난 놀진 않았지만 성실한 학생도 아니었다”며 “질풍노도의 시기였고 학교에 뜻이 없었다. 야간자율학습 같은 것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굳이 말하면 ‘날라리’보다는 ‘아웃사이더’ 같은 스타일이었다. 이민기는 지금껏 다양한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연기하며 성장해왔다. 달콤한 연하남으로 인기도 끌었고, ‘몬스터’ ‘황제를 위하여’를 통해서는 극강의 남성미도 분출했다. “개인적으로 ‘연애의 온도’ 속 동희 캐릭터는 진짜 경악스러웠다”고 말하자, 이민기는 눈을 빛내며 “그런 남자 만나봤죠?”라고 물었다. 망설이는 기자를 향해 “만나봤구만~”이라고 덧붙이던 그의 개구진 모습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듯하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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