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의 삼바, 브라질 월드컵!⑤]브라질 월드컵과 여백의 미학아시아경제신문은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축구 전문가인 문성환 SPOTV 해설위원(30)을 객원해설위원으로 위촉했다. 브라질 현지의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는 한편 전문가다운 식견으로 독자들이 브라질 월드컵을 남김없이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브라질하면 떠 올리는 단어는 '삼바'와 '축구'다. 삼바와 축구는 그들의 정열, 영혼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는 브라질의 '영혼'이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삼바와 동의어다.온 나라가 축구로 소통하고 희노애락을 공감하는 나라가 브라질이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브라질 정부와 국민은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브라질 특유의 '느림의 미학'은 한동안 전세계 월드컵 팬들의 우려를 샀다. 월드컵이 임박했는데도 완성되지 못한 경기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브라질 사람들은 그런 우려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의식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미친다'는 말은 대개 부정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장소가 브라질이고, 대상이 축구라면 결코 부정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 나라 사람들은 모두가 축구, 즉 월드컵에 미쳐 있고 이미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라도 한 양 흥분했다. 거리는 이미 열광의 도가니고, 길을 나서면 그 분위기에 휘말려 뜨겁다 못해 타 죽을 지경이다.'미친다'란 단어는 브라질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승화될 수 있다. 브라질의 '치안'은 또하나의 걱정거리였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물었다. "전 세계가 브라질의 치안 상태에 대해 불안해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들은 생각도 하지 않고 노래라도 하는 듯 대답을 쏟아냈다."미치지 않고 축구를 할 수 있겠는가? 미치지 않고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겠는가? 월드컵을 즐기려면 미쳐야하고 미친 사람들이 공존하기에 브라질 뿐 아니라 어느 개최지였다 하더라도 그런 치안에 걱정이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불안할 때가 가장 '안전'하다. 우리 브라질은 문제없다. 월드컵으로 하나되고 축구로 미치는데 무엇이 불안한가?"브라질은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심한 나라이다. 중산층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상류층과 하류층의 생활수준 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부터는 물가가 상승하고 월드컵 특수가 겹쳐 경기장 입장권 가격도 날개를 단 듯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월드컵을 즐기려는 브라질 사람들의 정열을 잠재우지는 못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소박하다.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면 좋겠지만 생활이 어렵거나 경기장에 갈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집과 거리,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가까운 사람끼리 모여 오붓하게 월드컵을 즐기려 한다. 경기장이 아니라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롭게 즐길 기회로 여긴다. 여기서 브라질 사람들만의 자유의 미학을 본다.같은 상황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브라질 국민들의 자세를 보니 (물론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 어떤 개최지보다 자유분방하면서 긍정적인 대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밖에서 볼 때 느끼는 다소의 부족함을 브라질 국민들은 월드컵을 치러가면서 매우면 되리라고 낙관한다. 온 국민이 뜨거운 정열로 한 뼘씩 채워나가는 '여백의 미학'이 바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갈음하는 키워드가 아닐까.◆문성환 객원해설위원
문성환객원해설위원
문성환객원해설위원1984년 7월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안산 선부초등학교와 여주 중학교 졸업하고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나 현지 학교를 다녔다. 2000년 브라질 프로축구 세네 유스팀인 뉴 호피 에스콜라(new hope escola)에서 2년 동안 축구 유학을 했고, 2003년부터 스페인 레우스(Reus) 대학교에서 스포츠 마케팅과 에이전시 공부를 했다. 브라질 유학시절 인연으로 2011년부터 상파울루주 2부 리그 아틀레티코 소로카바(AT. Sorocaba) 팀의 국제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왔다.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SH 스포츠에이전시와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전문 채널 SPOTV 해설위원.<'객원해설위원 칼럼은 아시아경제신문의 논지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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