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리비오 스트라카 유럽중앙은행 국제정책 대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반도의 통일 과정의 화폐통합 비율 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정돼야 합니다." 리비오 스트라카 유럽중앙은행 국제정책 대표는 1대 1의 화폐통합 후 적지 않은 위기를 겪었던 독일 통일을 사례로 들며 한국의 통일에서는 장기적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스트라카 대표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아시아금융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스트라카 대표는 "실제로 통일이 되기 바로 전까지는 그 영향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통일 과정의 특징"이라며 "독일의 경우도 1980년 후반까지만 해도 통일을 예견할 수 없었던 만큼 예측 불가능한 일에 대비를 잘 해두 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독일의 통일을 우리가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분단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시작됐다는 점과 언어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장벽이 높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경제적으로도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발전한 국가로 사회주의 국가가 통합되는 방식이었다.스트라카 대표는 "당시 서독 정부는 통화에 대해 굉장히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했고 독일 중앙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대 1의 비율로 화폐통합이 이뤄졌다"며 "이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등 유럽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경제적이나 재정적인 관점에서도 주변국가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1년 독일의 금리 인상은 마르크에 의존하던 국가의 경제에 영향을 미쳤고 프랑스의 실업증가와 경제둔화를 야기했다. 이 때문에 스트라카 대표는 화폐통합 비율이 매우 중요하고 근본적인 결정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관점에서 초기의 차이는 통합 이후에도 긴 시간 지속되며 여전히 동독 지역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서독 지역보다 10% 정도 낮게 나타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