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고현장 다시 방문…성난 민심 달래질까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조슬기나 기자, 김민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19일째를 맞은 4일, 사고현장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과 구조요원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생존자 구조에 나서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을 찾은 것은 사고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이후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국무회의 착석 사과'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함으로써 심상찮은 민심을 다독이고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출발해 전남 진도읍 팽목항에 오후 12시 5분께 도착했다. 이주영 해수부장관의 안내로 가족 50여명이 대기하고 있는 가족대책본부 천막으로 들어간 박 대통령은 "살이 타들어 가는듯한 심정이실 겁니다. 여러분의 심정이 어떠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메어지고 눈앞이…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겪어봐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떠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메입니다"라고 말했다.

4일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실종자 분들의 생환을 기원했지만 아직도 실종되고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여러분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리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겠다. 가족 분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어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그동안 여기 계시면서 마음에 담아두신 이야기 해주시면 한시라도 빨리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주영 (해수부)장관을 어떻게 하실 건가"라는 한 가족의 질문을 받고는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사람, 죄를 지은 사람들은 철저히 밝혀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며 "합수부에서 사고 원인과 경위를 단계 단계별로 찾는 중이다. 공직자와 정부 관계자도 책임을 못 다한 사람은 엄중문책 하겠다. 국가 기반도 바로 잡고 안전 시스템도 세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박 대통령은 대책본부에서 나와 시신확인소로 이동해 시신확인 과정을 점검한 뒤 오후 12시 55분 팽목항에서 목포해경 310함 타고 세월호 침몰 지역으로 이동했다. 2시 25분께 사고지점에 있는 바지선 도착한 박 대통령은 컨테이너 안에 있는 감압 챔버시설 등을 둘러본 뒤 잠수요원을 만나 격려했다.박 대통령은 "여러분의 헌신에 대해서 국민 모두가 감사를 드리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힘을 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한테는 마지막 희망이다. 여러분들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잠수하는 분들도 실종자 가족만큼이나 절박한 심정이고 힘든 상황인데 모두 여러분만 바라보고 애타게 실종자 수색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UDT 대원 모두가 가족같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니까 저분들만 바라보고 믿어야지요. 어떡하겠습니까? 그렇게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단원고등학교 교장선생님과 교사, 실종자 가족들과 차례로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손을 잡고 위로하다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박 대통령의 사고현장 재방문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대국민사과 후에도 민심이반 현상이 더욱 거세진 데 대한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2일 "대안을 가지고 사과를 하는 게 도리"라며 2차 사과도 예고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과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에서 고성이 오가거나 박 대통령에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가 청와대 간다고 하고 했을 때 안 오지 않았냐. 막았지 않냐"며 "정부는 어차피 세월은 흘러간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제는 인원이 적으니 이대로 끝내버리려 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진도(전남)=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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