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용대책과 청년 구직자의 눈높이

정부가 오늘 청년고용대책을 내놨다.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통한 조기 취업 촉진, 청년 인턴 고용 중소기업에 지원금 확대, 군 입대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중기 장기 재직 청년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 등이 골자다. 조기 취업, 장기 근속의 여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 세제 및 금융지원 강화 등 공급자 중심의 대책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대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2일은 학교 수업을 받고 3~4일은 기업에서 훈련을 받는 스위스식 도제 학교를 본뜬 한국형 직업 학교를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조기 취업을 유도하고 교육 시스템을 현장 중심으로 바꿔 학교에서의 교육이 직장을 구하고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중으로 특성화고 3개교, 기업학교 4개교를 시범 운영한 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군 입대 전후로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신성장동력ㆍ뿌리산업 등 중소ㆍ중견기업에 취업한 고졸자에게 최대 300만원의 근속 장려금을 지급해 장기 재직을 유도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이다. 또 중기 청년인턴제 인턴지원금을 기존 180만~220만원에서 최대한 300만원으로 늘리고 대상 업종도 전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청년 채용에 큰 동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청년대책이 제대로 정착하면 2017년까지 청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진학에 몰리는 현실에서 도제식 직업학교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불안한 고용안정성과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인데 그에 대한 개선책은 별로 없다. 고졸자에 치우쳐 중졸이하 저학력층과 고학력 실업자에 대한 배려가 적은 점도 걸린다.  양질의 일자리는 한정돼 있는 반면 고학력화로 기대 수준은 높다. 구조적인 미스매치다. 근본 해결책은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대학은 산업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등 교육과 진로 체계, 일자리의 연관관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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