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출사기 연루 의혹 금감원 압수수색(종합)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경찰이 KT ENS 협력업체 대표들의 3000억원대 대출사기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 직원을 조사하기 위해 금감원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2일 금감원 김모(50) 팀장의 이메일 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금감원 전산부를 압수수색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김 팀장이 금감원 기관 메일을 사용한 내역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김 팀장은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당일인 1월29일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 등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이틀 뒤에는 직접 만나 사건과 관련된 협의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은 1999년 은행감독원과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관이 통합될 당시 한국은행에서 건너왔다. 대출사기의 주범인 서 대표와는 2005년부터 알고 지냈으며 골프 등으로 관계를 유지해왔다. 경찰 측에서는 이 과정에서 해외 골프 접대와 수억원에 이르는 이권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는 김씨와 마지막으로 만난 다음날인 지난 2월4일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팀장은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직위 해제돼 현재 총무과에 대기 중인 상태다. 경찰은 최근까지 김 팀장을 여러 차례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압수수색 내용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김 팀장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로 도피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조치를 했다. 경찰은 김 팀장에게 조사 내용을 알려준 해당국 직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9일 KT ENS 협력업체의 대출사기와 관련해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업체의 부정 대출액수는 모두 1조8335억원으로 부정 대출 혐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은 대출받은 돈을 대출금 돌려막기에 주로 사용했으며 이중 2800여억원은 은행에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의 주범인 협력업체 서 대표와 전 대표는 남은 돈을 수영장 딸린 별장을 장만하고 고급 외제차 등 사치품 구입, 해외 원정 도박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KT ENS 직원 김 모 부장과 협력업체 대표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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