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美 석유·가스업계 수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러시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노력이 자국 석유ㆍ가스 업계에 큰 기회가 될 듯하다.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미 정치권에서 자국산 가스가 유럽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물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서다.미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연가스 공급 차단 운운하며 유럽을 압박 중인 러시아에 분명하게 경고하기 위해서다.존 베이너 하원 의장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스 수출 승인 신청을 신속히 허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행법상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캐나다ㆍ멕시코 등 일부 국가에만 자국산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이는 에너지를 무기로 글로벌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오바마 정부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진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해외 시장 개척의 포석을 깔고 있는 셈이다.시장조사업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오바마 정부가 미 에너지 수출업계를 감싸고 있다"며 "미국산 에너지를 잠재적인 강력한 정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미국의 차기 대권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미국이 천연가스로 영향력을 세계 전역에 확산시킬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현지 일간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수년 동안 미국의 에너지 산업 붐을 글로벌 영향력 확대의 발판으로 삼으려 시도해왔다고 보도했다.그 동안 찬반 논쟁에 휩싸여온 키스톤XL 송유관 건설도 승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야데니 대표의 생각이다. 키스톤XL은 캐나다에서 미 중서부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이다. 키스톤XL이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지만 미국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승인은 불가피하다는 게 야데이 대표의 판단이다.에너지 영향력 확대는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미 정부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난 8년 사이 미국의 천연가스 연간 생산량은 7362억㎥로 36%나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 3년 사이 석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800만배럴로 45% 늘었다. 그 동안 에너지 산업 붐은 1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 정부는 수백억달러를 수수료 명목으로 벌어들일 수 있었다.이런 분위기는 미국의 석유ㆍ가스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듯하다. 그러나 러시아 에너지 기업 로즈네프트와 손잡고 러시아 유전 개발 및 가스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미 엑슨모빌은 러시아 제재 움직임으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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