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32회 화랑미술제가 개막했다.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관람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유진룡 장관(맨 왼쪽)과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주한외국대사들의 모습.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5일 개막했다. 대규모 전시장 내 94개 화랑들이 3200여 점의 작품을 내걸고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도 미술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며 "내년엔 정부 미술품 구입규모를 1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유 장관은 이어 "정부는 우리 미술시장이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미술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미술시장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오는 5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최근까지 정부는 연간 30억~40억원 규모의 미술품을 사들여왔고, 올해 기재부와 논의해 총 58억원 규모의 예산을 미술품 구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화랑미술제에서는 정부미술은행을 통해 미술품 1억원어치를 구입할 예정이다.
정형민 관장이 유진룡 장관과 함께 정부미술품구입 표시로 안창홍작가의 작품 '꽃'에 빨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br />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역시 "한국미술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데, 앞으론 구입과 전시를 더 활발히 진행해 우리미술의 사기도 높이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감상 기회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관장은 정부미술품구입의 표시로 안창홍 작가의 작품 '꽃'에 빨간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K-POP이나 스포츠 같은 분야에 비해 미술이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은 그동안 홍보가 부족했던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복지와 문화 부분인데 사회안전망도 튼튼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감상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외국대사들은 전시작품들을 둘러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호르헤 로발료 아르헨티나 대사는 가나아트 갤러리 부스에서 이환권 작가의 납작한 인물조각 작품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가격을 물어보기도 했다. 로발료 대사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됐는데 너무나 경이롭다"고 평가했다. 이환권 작가는 인물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을 왜곡시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조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6∼9일 나흘간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32회째를 맞았다. 한국화랑협회 소속 화랑들이 참여하며, 지난해 각 화랑별 참여 작가를 3명으로 제한했던 것을 5명으로 늘렸다. 이는 전속작가제도 정착 및 유능한 작가 발굴,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참여한 작가들은 총 470여명으로 회화, 조각, 사진, 판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내놨다. 작년 회랑협회는 이 아트페어를 통해 3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10억원이 많은 45억원 규모의 거래를 예상하고 있다. 표미선 화랑협회대표는 "처음 화랑미술제를 개최할 때 참으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점차 미술 감상자들이 많아지면서 나아지고 있다"며 "세계미술시장이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내 미술시장에도 활력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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