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트리거가 필요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트리거란 총이 방아쇠를 뜻하는 사격 용어로, 어떤 사건을 유발한 계기나 도화선의 의미로 쓰인다. 지금 국내 증시에 부족한 것이 바로 이 트리거다. 저점을 다지고 반등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제한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리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의 트리거가 마련되려면 3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 현재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의문은 두 가지다. 첫째, 코스피가 1900선을 다시 하회하고 1800선까지 하락할 것인가 둘째, 코스피를 끌어올린 동력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이다. 코스피가 1900선을 밑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주요 하락 요인이었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상승하려면 글로벌 경기가 호전되는 모습이 확인되고 글로벌 위험자산이 선호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전세계 경기가 호전되는 구간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을 아웃퍼폼해왔다.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2.85%로 지난해 2.04%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2011년처럼 유럽의 경기 모멘텀이 강해지고 일본의 모멘텀이 약해지는 구간에서 코스피의 수익률이 양호했는데 올해에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격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하락에서 보듯 중국의 내수 경기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아직 부진하다. 그나마 수출이 반등하고 있고 이 반등을 유럽이 이끌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의 수출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내수 긴축만 완화된다면 생산자물가는 반등할 것이고 글로벌 경기민감주에 대한 센티멘트 역시 개선될 것이다. 지금은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 있지만 지수를 끌어올릴 트리거도 아직은 없는 상태다. 트리거는 올 1분기 기업실적일 수도 있고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일 수도 있다. 시장에 확인하고 사겠다는 심리가 지배적이어서 지금 당장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 하지만 3월이 되면 언급한 트리거들을 통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반등을 기다리면서 포트폴리오의 베타를 높여갈 것을 권한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완화에 힘입어 1920~1970선의 제한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코스피의 추세적인 상승을 견인할 재료는 다소나마 부족해 보인다. 결국 국내 주식시장은 선진국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박스권(1900~2100선) 등락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명확해지고 있다. 1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 동행지표의 감소가 나타났다. 고용개선의 둔화 및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급락 등에 이어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꾸준히 하회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경제지표 둔화가 폭설과 한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1월 경제지표 부진이 더 이상 주가 하락의 빌미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통화정책과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해소되고 있으며 신흥국의 금융 불안도 완화되고 있다. 결국 단기적인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은 외국인 매수 여부에 달려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완화되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타 국가에 비해 높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전히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및 부품, 중국 관련 소비주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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