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시멘트 업체들이 예고한 가격 인상 시점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레미콘사들은 의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상 시멘트 가격은 2월 전후로 시멘트 업체들이 거래 레미콘사측에 공급 가격 인상안을 통보하면 2월말까지 협상을 벌여 가격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멘트 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상을 통보하며 이른 행보를 보였지만 아직 협상 테이블 조차 꾸려지지 않았다. 가격 인상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시점도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어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라파즈한라가 오는 17일부터, 동양시멘트가 26일부터, 쌍용양회가 다음달 1일부터 가격을 8∼9% 인상할 방침이다. 반면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업계는 인상폭이 지나치게 과하다며 수용하기 힘들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업체들의 수익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건설업 경기가 수년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멘트 값이 인상되더라도 고객사인 건설사에 레미콘 값 인상을 주장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셋째 주부터 라파즈한라와 거래하는 레미콘사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레미콘 업체들이 내부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겉으론 시멘트 가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7개 시멘트사 중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의 가격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7개사 가격이 모두 결정된 후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현재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상폭을 저울질 중이다. 또 가격 인상이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지만 실제 적용시기는 3월1일 이후라는 점도 레미콘사들이 느긋하게 만든 배경 중 하나다. 시멘트는 일단 제품을 납품한 뒤 월말에 가격을 정산하는 게 관행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예년과 달리 시멘트 업체들이 제각각 가격 인상안을 통보하고 있는데다 인상폭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세금계산서를 받고 정산하기 전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협상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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