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신흥국 금융우려를 딛고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금융환경이 일부 불안정한 신흥국가와 차별화 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위험 및 위험의 전염 확산이 조기에 차단될 가능성 역시 확인됐다.다만 2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추가 신흥국 환율 및 증시의 변동성 확대 여부에 따라 국내증시도 재차 흔들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설 연휴로 2일간 휴장하고 FOMC 회의 결과가 휴장기간 동안 발표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 갈 때라고 봤다. 그러나 여타 신흥국으로의 위기 전염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과한 우려는 지양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 아르헨티나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돌발 악재로 올라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면서 거시건전성이 떨어지는 일부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위기 조짐이 감지돼서다. 현 시점에서 가장 민감하게 봐야 할 부분은 위기의 전염 가능성이다. 통상적으로 3가지 접근을 하는데, '무역 경로·거시 건전성·외국인 증권매매'가 그것이다. 무역 경로를 통한 전염 리스크는 매우 미미하다. 잠재적 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와의 무역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거시 건전성도 신흥국가 내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외환보유고·경상수지와 재정수지·대외채무비율이 선진국 이상으로 관리되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에서 대거 매도하고 이탈하는 경우다. 지난해 하반기에 경험했듯이 신흥시장 위기 가능성이 불거질 경우 외국인은 안전지대를 찾을 수밖에 없는데, 우리 시장은 외국인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안전지대다. 물론 단기적으론 위험관리 차원에서 외국인이 보유주식을 일부 매도할 수 있다. 그러나 신흥시장에서 100% 자금을 빼내지 않는 이상 우리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는 일시적이다.이를 고려할 경우 급락에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 우리 시장이 전염 리스크에서 안전지대로 평가되기에 주가는 예전 수준까지 빠르게 반등할 것이다. 근본적 고민은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리스크에 있다. 위기의 전염 가능성은 단기 대응의 문제이지, 근본적 고민은 아니다.◆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 우선은 미국 FOMC회의 결과(100억달러 수준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과 선제적 가이던스 보강 예상)와 함께 미국 국채금리 및 달러의 안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연준의 테이퍼링 속도 논란이 이번 신흥국 충격의 또 다른 발단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과 미국 국채금리 및 달러화 반응은 신흥국 위험을 증폭 또는 봉합할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증시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현재의 '외국인 순매도, 기관 순매수'라는 대칭적인 수급구도가 최소한 '외국인 순매도 완화, 기관 순매수 지속 및 확대' 또는 '외국인 순매수 전환, 기관 중립 수준'의 수급 구도로의 전환이 수반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연준의 FOMC가 다가오고 아르헨티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한 번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국면이다. 이달 중 0.2~0.3 사이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매크로리스크인덱스(MRI)는 최근 0.48수준까지 급등세를 보였다.일반적으로 MRI가 최상위 수준으로 상승하는 경우는 글로벌 금융시장 공통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는 경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신흥국 전체의 이슈라기보다는 아르헨티나 고유의 상황 악화에 따른 사안이다. 불합리한 규제, 통계왜곡 등을 통한 통화의 고평가 인식 속에 부족한 외환 보유고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트리거가 되면서 빗어낸 촌극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외환 보유고 수준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고 대외 부채에 비해서도 높은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아르헨티나 사태가 신흥국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연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5~6월의 경우에도 MRI는 0.68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했다. 이번 역시 리스크 회피 심리가 5, 6월 고점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MRI가 0.68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월간 기대 수익률은 -5.5%로 추정된다. 현재 코스피 월간 수익률이 -4.7%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부담은 반영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코스피는 충분히 낮은 가격이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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