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는 크게 두 가지였다. 상대적으로 약한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주요국 증시와 한국증시 사이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이끌었다는 점,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쏠림이 부각됐다는 점 등이다.22일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실물지표의 개선이 중국의 대외수요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변화의 바람에 주목했다. 이들은 추세에 대한 확신이 약하더라도 전술적 측면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유럽의 변화와 일본에 대한 기대 약화를 반영해 은행, 조선, 자동차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이달 발표된 유럽경제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확대됐던 미국·일본과 유럽·중국 간의 경기모멘텀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지난해와 달리 생산·판매등 실물지표 주도로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일방적으로 쏠렸던 일본에 대한 기대도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 일본 주식을 10주 연속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11주만에 순매도를 보였다.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도 3주 연속 감소하며 엔달러의 정체를 만들어 내고 있다.유럽 실물 경제지표의 가속, 일본 주식과 엔약세의 패턴 변화는 한국증시 반등의 신호로 작용 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7~10월 사이에 나타났던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도 반등은 유럽 경제지표 개선과 일본 모멘텀 약화에서 시작된 바 있다. 7월24일 7월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기준선인 50을 넘어서면서 유럽경기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다. 엔·달러 환율도 7월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기대가 꺾이면서 100엔선 밑으로 하락한 후 횡보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엔·달러의 후퇴, 유럽 경기 회복은 지수의 반등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8월22일 중국 PMI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가속되기 시작했다.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유럽의 실물지표의 개선은 중국의 대외수요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추세에 대한 확신이 약하더라도 전술적 측면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한다. 유럽의 변화와 일본에 대한 기대 약화를 반영해 은행, 조선, 자동차업종이 반등의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한다.◆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국내증시 외국인들의 영향력은 기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단순 상관계수만 해도 외국인들 순매수와 코스피 등락간에 +0.49라는 높은 상관계수가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 주식형 펀드의 주식편입 비중이 높아 단기적으로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소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의 순매수 재개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외국인들의 순매수 방향성과 높은 상관계수를 가지는 변수들이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심리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AAII스프레드는 여전히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EMBI스프레드 역시 향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주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도 매력으로 작용 가능한 요소다.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던 부담감들이 경감되고 있다는 점 역시 외국인들의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게 만든다. 중국의 성장성 둔화와 관련된 우려가 경감됐으며, 일본은행(BOJ)과 관련된 부담도 이날을 기점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관련된 불확실성 또한 12월 고용지표와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크게 확대될 상황은 아니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겸비된 업종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소외돼 온 한국과 선진 경쟁(S&P500)그룹 간의 2011년 이후 밸류에이션 갭이 사상최대(통계적 극단 값)로 벌어진 상황이다. 글로벌 동종 경쟁그룹과의 밸류에이션 갭의 추가적인 확대 보다는 축소(평균 수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종 경쟁업체간의 비교를 통해 매수영역대에 들어온 종목군은 기아차(자동차), 화학(LG화학, 효성), 유통(GS리테일), 조선(삼성중공업), 가정용품(LG생활건강), 종합상사(대우인터내셔널), 전기장비(LS) 등이다.이를 정반대로 적용해 밸류에이션 갭이 사상최대(통계적 극단 값)로 좁혀져 있는 국내 주식을 선정해 봤다. 이는 동종 경쟁업체대비 '비싼 주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비싼 수준이 역사적으로 통계적 극단치에 도달해 가장 비싼 수준에 도달한 종목군인 것이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조선업종(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음식료(롯데제과, CJ제일제당, CJ), 운송(CJ대한통운), 화학(OCI) 등이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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