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빅토르 안으로 불리는 안현수(29)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트트랙 스케이터다.”전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 아폴로 안톤 오노(32)의 극찬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을 실격시키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바로 그 오노다. 17일(한국시간) 미국 NBC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안현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2년부터 움직임을 눈여겨봤다”면서 “27바퀴를 도는 월드컵 3000m에서 이기려고 자세히 관찰했으나 스케이팅이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다”고 칭찬했다.회상은 2002년 12월 이탈리아 보르미오에서 열린 2002-2003시즌 쇼트트랙월드컵시리즈 4차 대회를 가리킨다. 신목고에 재학 중이던 17세의 안현수는 마지막 날 남자 3000m 슈퍼파이널에서 5분3초094만에 결승선을 통과, 오노(5분3초666)를 제치고 우승했다. 앞선 3차 대회 1500m, 3000m 등에서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으며 김동성의 대를 이를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김기훈 대표팀 감독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승부근성이 강하고 침착하다”며 “레이스 운영의 묘를 조금 더 익힌다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칭찬했다.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남자 1000m·1500m·5000m 계주), 2003~2007년 세계선수권 5연패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쇼트트랙 황제’로 거듭났다. 그러나 왕좌는 길지 않았다. 2008년 무릎 부상을 입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010 밴쿠버올림픽을 앞두고는 선수생활에 위기까지 맞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계속된 갈등에 소속팀마저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다.러시아 대표로 출전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은 8년 만에 오르는 올림픽 무대. 오노는 “부상 등 여러 이유로 러시아에 가는 엄청난 도박으로 조국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지만 운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라면서 “나로선 감히 생각하지 못할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만큼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할 수도 있지만 코치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승리하고 싶어서, 이 운동을 정말 사랑해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고 존경심을 보였다. 화려한 올림픽 컴백을 노리는 안현수는 1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최종 담금질에 돌입한다.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뒤 러시아로 돌아와 컨디션을 조절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좋은 분위기에서 편하게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토리노 동계올림픽 뒤 쇼트트랙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에 맞게 전략을 세우고 상황에 맞는 기술 발휘로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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