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고른 성장세'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는 낮고 하반기에는 높은)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일반·특별회계 총예산(309조6925억원)의 65%를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6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동안 상반기에 70% 넘게 배정했었다. 이에 따라 실제 집행되는 예산도 지난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예산 배정률은 71.6%, 실제 집행률은 60.0%였다. 따라서 올해 예산 65% 배정률로 봤을 때 실제 상반기에는 55%대 집행률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분기 경제성장률 1.1%를 기록하면서 0%대 성장을 벗어났다. 이는 9분기 만에 0% 성장대를 벗어나는 의미 있는 수치였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 현상이 뚜렷했다. 정부는 반면 올해 '고른 성장세'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3일 "2014년은 전기 대비 1%의 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집행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률은 3.9%가 될 것이라고 정부는 제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중심의 정책이 필요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고른 성장세에 따른 정부 중심의 경기 부양책 보다는 민간투자 중심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고른 성장세'가 체감경기에 까지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700억 달러 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기업과 특정 업종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계부채는 급기야 1000조원을 돌파,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전체 가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실제 통계청이 내놓은 '2013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5818만원으로 지난해 조사보다 6.8%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전국 2만 가구 가운데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 계층의 부채가 많이 늘어났다.경제성장률은 높아지고 '고른 성장세'로 진행되고 있는데 정작 서민·중산층의 체감경기는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신년사 등을 통해 "올해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감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저하고의 널뛰기 성장세가 아닌 '고른 성장세'가 서민·중산층의 체감 경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