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스타 일본으로 GO, 하나둘씩 떠나는 KGT의 남자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국내 남자 프로선수들의 '엑소더스 현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꽃미남' 박상현(30ㆍ메리츠금융그룹ㆍ사진) 역시 내년에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한다. 지난 10일 일본 미에현 하쿠산빌리지골프장에서 열린 6라운드짜리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4위로 가볍게 통과해 풀시드를 확보했다. 박상현이 바로 홍순상(31ㆍSK텔레콤)과 함께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기량으로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흥행카드'로 활약했던 선수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올해 13개 대회 우승자 가운데 토종스타는 강경남(30ㆍ우리투자증권)과 김태훈(28), 홍순상(32ㆍSK텔레콤), 이창우(20ㆍ한체대2), 이수민(20ㆍ중앙대) 등 불과 5명, 국가대표 이창우와 이수민은 더욱이 아마추어신분이다. 토종스타 부재는 최근 3년간 해외파가 상금왕을 모두 석권했다는 점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2011년 김경태(27ㆍ신한금융그룹)에 이어 지난해 김비오(23ㆍ넥슨), 올해는 강성훈(26)이다. 그것도 김경태는 일본, 김비오와 강성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 투어에서 활동하느라 3~5차례 등판에 그쳤지만 상금왕에 등극했다. 자존심까지 상하는 대목이다. 선수들로서도 '생존'이 걸린 문제라 어쩔 수 없다. 대회 수가 워낙 적은데다가 총상금 10억원대의 빅 매치는 대부분 원아시아투어나 아시안(APGA)투어와 공동 주관해 국내파로서는 출전 기회를 잡는 것부터 쉽지 않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지난해 회장직을 둘러싼 밥그릇싸움을 반복하면서 KGT가 고사 위기에 처한 게 출발점이다. 올해 들어 황성하 회장(52)의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뛰는 KPGA'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동분서주했지만 스폰서 유치로 직결되지는 못했다. 그나마 군산과 보성, 파인비치 등 지방골프장을 순회하는 3억원짜리 대회가 몇 개 만들어져 명맥을 이은 정도다. 지난해 개최됐던 총상금 10억원짜리 빅 매치 하이원리조트오픈은 올해 무산됐다가 내년에는 오히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를 선택했다.선수들의 해외 진출 욕구는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안(APGA)투어 Q스쿨 예선전에 121명이 신청했다는 데서도 여실히 입증됐다. 예전에는 동계훈련지 정도로 생각했던 APGA투어마저 이제는 절박한 생존 경쟁의 장이 됐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당연히 '기회의 땅'이다. 엄청난 상금규모는 물론 세계랭킹 포인트까지 준다. 이번 Q스쿨에서는 박상현과 함께 KGT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자 허인회(26)와 KPGA선수권 챔프 김형태(36)도 각각 12위와 14위로 합류했다. 내년에는 '골프의 변방' 중국까지 프로골프투어 창설을 선언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3월부터 12개 대회, 매 대회 총상금 20만 달러(2억1000만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무엇보다 PGA투어와 연계시켜 상금랭킹 상위랭커에게 PGA투어 2부 투어격인 웹닷컴투어 진출권을 준다는 점이 관심사다. 중국 국적이 없는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어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돌파구다. KGT가 내년에는 더 어렵게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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