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신통찮은 대림비앤코, 오너일가는 지분 주고받기

대표·고문, 친인척 손주에 증여 경영권 안정화 포석 작업인듯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욕실용품 전문업체 대림B&CO(대표 이해영)의 오너 일가가 사업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인데도 잇따라 지분을 주고받고 있어 뒷말을 낳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해영 대표는 자신이 보유하던 주식을 딸 이지윤 양과 친인척 권은희 씨에게 각각 2만8000주씩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474만3970주로 줄었고 이 양과 권 씨는 최대주주 측 특수관계인으로 포함됐다.  오너일가는 지난달 중순 이미 한차례 증여를 한 적이 있다. 이 대표의 부친인 이부용 대림비앤코 고문(대림산업 창업주 차남)이 보유주식 96만6268주 중 87만주를 손주인 이동주 군과 이찬주 군에게 각각 43만5000주씩 증여한 것이다. 25억원에 가까운 규모다. 이 고문의 보유 지분율은 6.44%에서 0.64%로 줄었으며 동주ㆍ찬주 군은 2.90%의 지분을 갖게 돼 회사의 3대주주에 올랐다. 2000년생인 동주군은 14세, 2002년생인 찬주 군은 12세로 초등ㆍ중학생 나이에 억대 부호가 된 셈이다. 최근 지분을 증여받은 이지윤 양은 2005년생 9세로 이들보다 더 어리다. 오너 일가의 활발한 지분 증여와 달리 회사는 실적 저조에 시달리고 있다. 대림비앤코는 3분기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245억원보다 60억원 가까이 증가해 겉보기엔 괜찮은 것 같지만 손실액도 늘어 성장이 위축됐다. 올 3분기 누적손실액은 23억원으로 전년 6억5000만원보다 300% 넘게 증가했다. 적자행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2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9억원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8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최근엔 악화된 경영환경에 경남 창원 공장의 일부인 6만6000㎡ 규모 부지를 임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해영 대표의 지분이 31.63%로 최대주주 지위가 확고한 점을 들면서 이 고문의 증여가 공식적으로 경영후퇴를 선언하고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림비앤코 관계자는 "개인적인 문제로 구체적인 관계와 증여목적은 알지 못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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