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비극 끝나지 않았다…동양증권 임원 절반 이상 해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회사를 이끌었던 인물도 구조조정 칼날을 피할 수는 없었다. 동양증권이 해임한 임원 명단에 전 동양종금증권(현 동양증권) 대표도 포함됐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전날 임원 40명 중 22명을 보직해임했다. 앞서 지난달 말 동양증권 임원 전원은 서명석 사장 내정자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해임자 명단에 포함된 A 전무는 2009년 3~5월 한시적으로 동양종금증권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당시 전상일(현 NH농협증권 사장) 동양종금증권 대표가 동양메이저ㆍ동양시멘트 사장으로 이동하며 생긴 공백기에 회사를 이끌었다. A 전무는 임원 재직기간만 10년이 넘는 베테랑이었지만, 구조조정 앞에선 무력했다.  B 이사대우는 최단기간 임원 재직 기록을 세우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4월 인사에서 그는 동양그룹 홍보담당 이사에서 동양증권 이사대우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의 '입'을 담당하던 그였지만 동양 여파 속에 8개월 만에 계열사 임원에서 이름을 내렸다.  동양증권 임원 대다수는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대만 유안타증권과의 매각 협상을 앞두고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도 뒤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말 증권가에서는 유안타증권이 동양증권에 임원 50%, 팀ㆍ점장 30%, 직원 20% 감축을 각각 요구했다는 설이 퍼졌다. 당시 동양증권은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보름도 채 안 돼 임원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된 셈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동양증권 직원은 정규직 2349명, 비정규직 132명 등 총 2481명이다. 유안타증권의 요구대로라면 최소 20%(496명)에서 최대 30%(744명)까지 구조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꼽히는 국내 회사들의 경우 유안타증권보다 구조조정을 세게 할 가능성이 높다"며 "동양증권으로서는 그나마 유안타증권이 최선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안타증권은 최근 2주간의 실사를 마친 뒤 대만으로 돌아간 상태로, 연내 인수 여부를 확정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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