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없는 '기황후', 맹렬한 인기 이유 있었다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작품이 출발할 당시 이 정도의 기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맹렬한 속도로 월화극을 평정한 '기황후'는 처음부터 잘 될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다.2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송된 '기황후'는 시청률 17.2%(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일 방송분의 기록이자 기존 자체최고시청률인 16.9%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이날 방송에서는 승냥(하지원 분)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타환(지창욱 분)을 죽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방해로 암살에 실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방송부터 줄곧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기황후'는 초반 역사왜곡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역사 속에서 악녀로 표현된 기황후를 지나치게 미화시켜 표현했다는 것. 일부 시청자들은 방영 금지를 외치는 등 격한 반대 입장을 표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황후'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기황후'를 집필한 장영철 작가는 "2008년도에 처음 드라마를 기획했다. 어느 역사 다큐멘터리에서 기황후라는 인물을 알게 됐는데, 한 여인이 쇄락해가는 나라에서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에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드라마의 70% 이상은 허구의 인물들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소재를 차용한 것은 맞지만 이를 이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것. 작가는 드라마와 역사를 구분이 되게끔 하겠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대중들의 관심을 자극하며 시청률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작품의 성공은 시나리오의 힘과 맞닿아 있다. 탄탄한 스토리 구조와 속도감 있는 전개는 시청자들이 극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 것.뿐만 아니라 하지원-주진모-지창욱 등 주연배우들과 이재용, 정웅인 등 조연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 역시 '기황후'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하지원은 앞서 '황진이' '시크릿 가든' 등을 통해 시청률의 여왕임을 입증한 바 있는 만큼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기승냥(하지원 분)을 사랑하는 왕유로 분한 주진모 역시 무게감 있고 애절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원나라 황제 타환으로 변신한 지창욱은 초반 유약하고 비열한 모습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극 중 왕유와 왕의 자리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인 왕고 역의 이재용은 소름 끼칠 정도로 악랄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최근 악역으로 주목 받았던 정웅인은 순군만호부 병사 염병수 역으로 등장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더불어 현대극에서 보기 어려운 웅장한 스케일 또한 인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황후'는 중국 헝띠엔(橫店) 세트장에서 이뤄진 현지 촬영을 통해 대규모 책봉식 등을 화려하고 웅장하게 담아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 바 있다. 화려하고 절도 있는 액션 장면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뺏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기황후'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빠른 극 전개, 주·조연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은 물론 웅장하고 화려한 영상이 조화를 이루면서 월화극 최강자에 등극할 수 있었다.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기황후'의 시청률이 20%를 돌파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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