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창단을 촉구하는 서포터스[사진=성남일화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시민프로축구단 전환을 꿈꾸는 성남일화가 운명의 날을 맞았다.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25일 열리는 제3차 본회의에 앞서 시가 제출한 시민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을 재심사한다. 성남일화 인수와 예산안 처리 등이 걸린 사안이다. 안건은 한 차례 상정이 보류된 바 있다. 21일 시의회에 속한 9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4명만이 찬성해 부결됐다. 새누리당 소속 4명은 반대, 나머지 1명은 기권표를 던졌다. 본회의에서도 상정이 무산된다면 시민구단 창단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다음달 20일 열릴 본회의 폐회까지 맥없이 기다려야 한다. 이 경우 내년 1월 1일에 맞춰 공식 출범을 준비해온 성남FC(가칭)의 탄생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다음 시즌 K리그 참가는 물론 구단의 존속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다. 홍역을 치른 원인은 결국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다. 야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이재명 시장이 사전 보고도 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균열은 일찌감치 예고됐었다. 지난달 2일 성남일화 인수와 재창단을 공식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시장이 "향후 축구단 운영방안에 대한 세부 사항은 지금부터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며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성남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플래카드[사진=정재훈 기자]
믿었던 인수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성남일화의 미래는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23일 대구FC를 상대로 모기업 이름을 건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지만 25년 역사를 마감하는 아쉬움과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고민이 교차해 스산한 분위기를 지우지 못했다. 27일 원정에서 치르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나면 구단 직원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사실상 일손을 놓고 노심초사해야 할 처지다. 안익수 감독은 "봄에 꽃을 피우고 여름철 비바람을 이겨낸 뒤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거쳐 2013년 겨울을 맞았다"며 구단의 역사를 사계절에 비유했다. 이어 "성남일화의 현재는 모든 대지가 눈에 덮인 상황"이라며 "누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떻게 눈을 녹여가느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결정권을 쥔 시장 이하 시의원들을 향해선 축구단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자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우려의 시선에도 이 시장은 여전히 시민구단 창단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잠시 혼란은 있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축구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체로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반대하는 분들과도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시의회가 감정적으로 중단시킬 사안이 아니다.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이어 "고난 없는 승리는 없다. 시민의 꿈과 열정으로 성남FC 창단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스포츠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