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미드필더 하성민(왼쪽)이 친형 하대성(FC서울)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FC서울의 캡틴 하대성이 친동생과의 프로무대 세 번째 '형제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3라운드 전북현대와 홈경기에서다.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을 뛰며 4대 1 완승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에는 하대성의 두 살 터울 친동생인 하성민(전북)이 올 시즌 첫 출장 기회를 얻어 형제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서상민을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회를 잡았다. 인천 만수북초와 부평동중, 부평고를 거치며 한 팀에서 자란 형제는 2009년 전북에서도 잠깐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이후 행보가 엇갈리며 동지에서 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프로무대에서 적으로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 하성민이 상주 상무 소속이던 지난해 4월과 6월 두 차례 정규리그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결과는 모두 하대성이 버틴 FC서울의 승리로 끝났다. 심기일전한 하성민은 이날 모처럼 얻은 출장 기회를 통해 설욕을 노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자신감을 가지고 형을 해치우라"며 농담 섞인 어조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반면 적장인 최용수 서울 감독은 "피를 나눈 형제인데 마음처럼 쉽게 도전하진 못할 것"이라며 짐짓 여유를 보였다.
전북현대 미드필더 하성민[사진=정재훈 기자]
막상 뚜껑이 열리자 하대성의 노련미가 동생의 패기를 압도하며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전반 4분 만에 터진 서울의 선제골에도 간접 기여하며 기세를 올렸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전북 수비의 머리를 맞고 나오자 아크 정면에 버티고 있던 데얀(데얀 다미아노비치)이 오른발 터닝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자극받은 하성민도 가라앉은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부지런히 공수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친 탓인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리한 횡 패스로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는가 하면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주기도 했다. 위력이 떨어진 두 차례 슈팅만을 기록한 채 후반 7분 레오나르도(레오나르도 로드리게스 페레이라)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하대성의 안정적 공수 조율에 상승세를 탄 서울은 후반 들어 해트트릭을 완성한 데얀과 몰리나(마우리시오 몰리나)의 득점포를 묶어 박세직이 한 골을 만회한 전북을 완파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의 후유증까지 말끔히 털어내며 16승10무9패(승점 58)로 3위 전북(승점 59)과의 막판 순위경쟁에 흥미를 더했다. 더불어 5위 수원(승점 50)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내년 시즌 ACL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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