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주 장안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서점의 다이어트 책 코너에 가면 ‘먹기만 해도 살 빠지는 비밀 레시피’, ‘먹고 싶은대로 먹어도 되는 음식’이란 설명의 책들이 많다. 또한 살을 빠지게 하는 식품이라는 광고들도 주위에 많다. 그런 마법의 식품이 있다면 우리 다이어터들에게 얼마나 반가운 소식일까? 그러나 답은 No 이다.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지방으로 덜 전환이 되며 체지방으로 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식품의 성분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법의 힘을 기대하면서 광고의 유혹에 넘어가고, 때론 실패의 악순환 속에서 산다.닭가슴살을 먹으면 살이 빠진다. 미에로파이버를 마시면 살이 빠진다. 동물성 육류를 안먹고 고구마를 먹어야 살이 빠진다. 등등 나름대로의 관리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칼로리가 전혀 없는 것은 물이고 기능성 식품들엔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열량을 덜 내면서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즉 탄수화물과 지방 성분을 조금이라도 함유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먹어서 살이 빠지지 식품이 아니며 꼭 적당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언제 먹느냐, 무엇을 먹느냐, 얼마만큼을 먹느냐가 날씬해지는 마법일 뿐이다. 1. 닭가슴살-1g당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모두 4kcal의 열량을 낸다. 그러나 체내에서 음식은 소화, 흡수 대사되면서 자체적으로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 때 발생되는 에너지를 특이동적 작용(Specific Dynamic Action, SDA)이라고 부르는데, 단백질 성분인 닭가슴살은 대사되면서 스스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시키므로 지방으로 전환 될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경우는 특이동적 작용으로 섭취 열량의 5%정도만 소모시키는데, 단백질은 탄수화물보다 6배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닭가슴살을 찾는다. 그러나 근육을 만들기 위하여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사람들 중 운동을 하지 않아서 오히려 살이 더 찌는 사람들이 있다. 단백질도 탄수화물과 함께 지나치게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칼로리 과잉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닭가슴살은 살 빠지는 음식이 아니라 지방으로 잘 전환이 되지 않으므로 비만관리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식품인 것이다. 2. 섬유소 음료라 해서 마시면 마실수록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미에로파이버는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는 음료이다. 100ml 작은 한 병에 40Cal의 열량을 지니므로 미에로파이버 300ml 큰 한 병은 120Cal, 밥 한 그릇의 열량과 유사하다. 단 섬유소를 함유한 음료는 다른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에 비해 당류의 함량이 매우 적을 뿐 아니라 체내에서 담즙산 및 노폐물과 결합을 한다. 콜레스테롤의 이용률을 높이며 몸의 독소를 제거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섬유소 음료는 나쁜 성분들과 결합해서 배설에 도움을 주므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살이 빠지는 음료라고 착각하여서 일부러 섬유소 함유의 음료를 사두고 많은 양을 마신다면 그것도 열량과잉을 유도할 수 있다. 섬유소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올바른 정보가 다이어트에 중요하다고 하겠다. 3. 동물성 식품을 안먹고 야채만 또는 고구마만 먹어야 살이 빠진다는 것도 옳지 못한 설명이다. 쉬운 예로 동물성 육류를 거부하는 스님들이 모두 다 날씬한지 한번 생각해본다면, 육류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삼겹살과 같은 육류의 특정부위는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살코기나 생선 등은 완전 단백질 식품으로 분류된다. 또한 식물성 기름이나 붉은 살 생선에 함유된 필수지방산은 오히려 체내에서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다이어트로 체중감량을 했다는 연예인들의 식단에 대부분 등장하는 고구마는 감자보다도 당지수가 낮아 혈당을 서서히 올리며 섬유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포만감에도 좋은 식품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을 하는 것이다. 고구마도 너무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열량 과잉으로 고구마의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된다. 최근에는 당지수(GI)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먹지 말아야 할 식품과 먹어도 되는 식품이 분류가 되곤 한다. 당지수에 근거하여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열량이 과하면 살이 찐다. 따라서 얼마만큼의 양을 먹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당연한 결론이지만 과식과 폭식은 실패로 가며, 소식과 균형식이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한 길일뿐이다. 음식 세계 속에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있을 뿐, 그 어떤 음식도 마법의 살 빠지는 식품은 없다. 전형주 장안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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