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시선]준 PO 넥센·두산, 기회는 열려있다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서울을 연고로 하는 세 구단이 준 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2위 LG, 3위 넥센, 4위 두산이다. 이들의 순위는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이 났다. 준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기 위해 모두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숨 막히는 경쟁에서 마지막 승자는 LG였다.LG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류제국을 선발투수로 앞세웠다. 김기태 감독과 차명석 투수코치는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았다. 류제국이 104개의 공을 던질 때까지 교체 카드를 쓰지 않았다. 만일 패했다면 선수단은 준 플레이오프 운영에서 상당한 애를 먹었을 것이다.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였다고 할 수 있다.그 결과는 환희와 감동으로 이어졌다. LG는 16년 만에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충분한 기쁨을 선사했다. 선수단은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뒤 처음 가져온 가을야구에 힘들었던 지난 시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그만큼 플레이오프 직행까지의 여정은 멀고도 험난했다.그보다 일찍 경기를 마친 넥센은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 선발투수 김영민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뽐냈지만 타선이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상대 선발투수 데니 바티스타의 구위가 너무나 위력적이었다. 내년 재계약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다.아쉬움에 땅을 친 건 두산도 다르지 않다. 선발투수 노경은의 호투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는 듯했으나 바통을 넘겨받은 유희관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2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은 준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노경은 카드를 꺼내기가 어려워졌다. 유희관도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을 크게 잃었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사진=정재훈 기자]

사실 두 경기의 승부처는 다른 데 있었다. 두산은 홍성흔과 이원석의 백투백 홈런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원석은 몸 쪽으로 날아든 류제국의 초구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류제국의 투구가 안정으로 돌아선 결정적 계기였다.넥센은 투수 교체에서 승기를 놓쳤다. 승부처인 6회 2사 만루 수비다. 오선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린 강윤구를 바로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강윤구는 대타 정범모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 리드를 빼앗겼다. 2000년대 들어 페넌트레이스 3위와 4위 구단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다. 팀 간 전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전열을 정비할 수 있다는 건 현 포스트시즌 체제에서 너무나 큰 이점이다. 하지만 두산과 넥센은 이전보다 체력을 덜 소비할 수 있다. 준 플레이오프 모든 경기가 서울에서 치러져 장시간 이동의 부담이 없다. 그들도 충분히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넘볼 수 있단 얘기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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