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고차 경매장 가보니
지난 5일 엠파크 옥션플러스의 중고차 경매에 참가한 매매업자들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40여분 달려 도착한 인천 가좌동에 위치한 '엠파크 옥션플러스' 중고차 경매장에선 제8차 경매가 진행되고 있었다.전광판에 주행거리 9만㎞인 현대자동차 '뉴그랜져XG' 중고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내자 매매업자들의 눈빛이 변했다. 경매 시작가는 1000만원. 주행거리는 다소 길지만 차량 외관이 양호한 상태고 고급차량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매매상들로서는 마진을 남기기 좋은 가격이었다. 경매 시작음이 울리자 매매상들은 응찰 버튼을 경쟁적으로 눌렀다. 5만원 단위로 경매가가 치솟았다. 이 차량은 11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차주 김형규 씨는 "예전엔 차량을 팔려면 중고차 단지에 가서 매매상들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금액에 맞춰 넘겼는데 경매를 통하니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높은 가격에 차를 팔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 경매를 통해 중고차 매매상들에게 직접 차를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간편한 경매 시스템이 입소문을 타면서 경매장 문을 두드리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이날 약 두시간여동안의 경매에 매물로 나온 차량은 271대. 120명의 매매업자들은 서로 좋은 상태의 차량을 가져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앞에 놓인 종이에 무언가를 계속 쓰기도 했고 매입하려던 차량을 놓치고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도 보였다. 멀리 외국에서 온 푸른 눈의 매매상도 간혹 눈에 띄었다.이 같이 한 차량을 놓고 다수의 매매상이 경쟁하는 구도이다 보니 차주입장으로선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경매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매상과 1대1로 거래하는 종전 중고차 판매 방식은 자칫 사기에 빠지기 쉬웠다. 전문 매매상에 비하면 중고차 시세나 거래 과정에 대한 지식이 차주가 훨씬 적은 탓이다.김인재 경매운영팀장은 "일반인들이 이전에 중고차 단지에 차를 팔 때는 뭔가 속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며 "경매를 통하면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량을 사고 팔 수 있어 매매상과 차주 모두 윈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종전방식보다 경매장에 차를 내놓는 게 간편한 것도 장점이다. 그동안에는 직접 시간들여 발품을 팔아야했다. 경매장에 5만원 상당의 등록비를 내고 차를 넘기면 경매업체에서 차 상태를 점검한 뒤 시작가를 제안한다. 이후 차를 완전히 넘길 때까지 경매 회사가 대행한다.참고로 일반인들은 경매시장에 차를 내놓을 순 있으나 자동차관리사업법 상 경매를 통해 차량을 구입할 순 없다. 국내 중고차 경매 시장은 1994년 한국자동차경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연간 약 11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전체 중고차 시장에서 3%의 수준이다. 2000년 서울자동차경매장이 경기도 용인에 최초의 중고차 경매장을 개설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가 2001년 '오토옥션'이라는 중고차 경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 SK엔카는 온라인 방식의 자동차 경매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여기에 지난 5월 동화 엠파크 옥션플러스가 뛰어 들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5300대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주간 출품 1000대, 연간 거래 2만4000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목표 매출은 350억원이다.
엠파크 옥션플러스 내부 모습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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