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제명시 '원조 이석기' 온다…누구길래?

이석기 의원 제명시 의원직 승계할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 자격심사를 통해 의원직을 박탈당하거나 제명될 경우 이를 승계할 후보가 간첩 혐의로 복역한 전력이 있는 강종헌씨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강씨는 정치원 일각에서 '원조 이석기'로 불리는 인물이다.통진당은 지난 19대 총선때 20명의 비례대표를 제출했다. 1번이 윤금순 전 민주노동당 최고의원이었으며 2번과 3번이 현재의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이다. 이때 통진당은 6명의 비례대표가 당선이 됐는데 이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1번이었던 윤 의원은 사퇴했고, 김제남 의원 등이 이를 문제삼아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현재 이석기 의원 제명 시 의원직을 승계받을 비례대표는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유일하다.강씨는 서울대 의예과 출신으로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간첩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재일 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이란 1975년 대학생 16명이 간첩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 당시 기소된 재일동포 유학생들은 북한의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입국해 국가기밀을 탐지ㆍ수집하는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당시 재일동포로 서울대 의대에서 유학 중이던 강씨는 유학 전 일본에서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한국에서 지인 13명을 모아 '지하조직'을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돼 법원은 사형 선고를 내렸었다. 이후 강씨는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13년을 복역한 뒤 양심수 석방 조치에 따라 석방됐다. 하지만 강씨는 2009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재심 권고 판정을 받고 2010년 이 혐의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 1월 강씨의 간첩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강씨는 복역 후에도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의 조국통일위원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해외본부 공동사무국 차장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죄 판결로 '간첩 혐의'를 벗은 상태지만 여전히 강씨의 정체성에 대해선 종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실제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석기 의원직 날아가면 그 다음 승계하는 사람이 강종헌인데 이분 원조 이석기"라면서 "이석기는 재판받으면 의원직 날아갑니다. 앞으로 일 년쯤 걸리겠죠. 그런데 이석기 제명해 날리면 이분 지금 바로 들어옵니다. 이분 지금 보고 싶으세요?"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강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 주도자 김현장씨는 "강종헌은 진짜 북에 갔다 온 간첩"이라며 "강씨가 북한 노동당 지도위원이며 학창시절 북한에서 밀봉교육을 받은 사실을 수감 중 본인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통진당은 강씨의 의원직 승계에 대해서 아직까진 말을 아끼고 있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일동포로 일본 내 민주화운동을 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강종헌씨가) 18번에 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홍 대변인은 강씨의 현재 거취와 관련해선 "어디 계신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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