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1990년대 후반 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외환위기에서 ‘아시아 전염’이란 말이 나왔듯이 이번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도 신흥시장으로 확산되면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최근 금융시장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 중의 하나가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인 인도네시아다. 주식,채권,통화가치 등 세가지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이하 BI)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핵심금융지표들을 제시하면서 인도네시아의 금융불안 실상을 전했다.B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주식시장은 5월 이후 무려 17% 하락했다. 5월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채권매입을 줄이겠다는 뜻을 시사한 달이다.그러나 자카르타 포스트는 자카르타종합지수는 24일 4172.09로 6월 최고치에 비해 2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보도했다.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국채를 매각하면서 국채수익률도 급등했다.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5.60% 수준에서 지난 23일 8.44%로 급등했다.환율은 수직상승했다. 루피아 가치는 수직하락한 것이다. 달러당 루피아 환율은 경상수지 적자 통계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 17일 한1만1008.5로 치솟았다가 24일 1만780을 기록했다. 이 환율은 2009년 이후 최고치다.BI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물음은 전염이 견인하는 공황인지 아니면 경제에 근본 결함이 있는 지라면서 인도네시아의 이 같은 조정 뒤에는 대규모 교역불균형이 있다고 분석했다.BI는 과거 무역수지 적자를 외국인 직접투자가 메워왔지만 지금은 “파티는 끝났다”고 단언했다.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는 1분기 53억 달러에 이어 2분기 98억 달러로 198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적정수준으로 생각하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훨씬 웃도는 4.4%로 '경상수지 적자 위기'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상반기 전체 경상수지 적자는 151억달러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는 241억 달러였는데 올해는 이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BI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시장의 징벌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주가하락과 환율상승을 두고 하는 말이다.사정이 이처럼 다급하게 전개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헐어 달러를 시장에 풀어서 루피화 환율 급등을 막느라 부심했다. 이 때문에 외환보유고는 7월 말 926억7000만 달러로 2010년 10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하타 라자사 인도네시아 경제조정 장관은 지난 23일 고급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인상하고, 원유수입을 줄이며, 농업과 금속산업에 대한 투자에 대한 세금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외국인 투자 심리 안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고 때를 놓쳤다.BI는 중국이 인도네시아 천연자원의 대 고객 중 하나인 데다 교역균형을 바로잡는 일은 말만큼 쉽지 않을 뿐더러 몇 가지 세금 조정도 단기로는 효험을 내지 못해 인도네시아는 시장압력에 앞으로도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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