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사 주변 사람과 잠자리 몰드려는 명소 변신

성북구 불법 주정차 장소 토마토 고추 상추 등 상자텃밭 배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불법 주·정차로 민원이 이어지던 공간에 농사를 지어 주민에게 아기자기한 기쁨을 주고 있다.성북구는 지난해 4월 성북경찰서~구청 지하주차장 입구 공간을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23개의 재활용 플랜트 박스에 토마토 고추, 상추 허브 등 9종의 모종을 식재한 상자텃밭을 배치하고 도시농업 체험로드를 조성한 바 있다. 4개월의 시간이 흐른 현재 불법 주·정차 문제가 근절됐을 뿐 아니라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나비와 잠자리 무리가 날아들고, 바람이 불때마다 청량한 향기까지 나자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작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저녁이 되면 더위를 피해 가족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드는 구청사 주변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초등학생인 자녀와 함께 벼를 살피던 김민정씨(41)는 "아이에게 직접 벼와 수수, 콩 등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찾고 있다"며 "농촌에서 보낸 어릴 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게 되고 사이가 더욱 돈독해 지는 것 같다"고 했다.

성북구 도시텃밭

친구와 함께 허브향을 맡으며 담소를 나누던 이점례씨(62)씨는 "다른 동네에서 온 친구를 위해 일부러 구청 앞으로 돌아서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 씨는 삭막하기만 했던 길에 갖가지 작물이 자라니 전에 보기 힘들던 나비들이 많이 날아다녀 한번 더 찾아오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고 했다. 현재 농업 체험로드에는 벼 수수 들깨 조랑박 토란 등 향토작물이 대거 추가돼 49개의 대형 플랜트 박스에 총 19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012년4월 성북천변에 재활용 플랜트박스 20개로 시작한 농사가 149% 확장된 것이다. 농작물도 잘 기르니 보기 좋다는 주민의 칭찬과 구청 농사는 잘 되는데 자신의 텃밭 작물은 성장이 더딘 이유를 알고 싶다는 문의 전화도 이어졌다. 담당 공무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작물을 잘 기르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는 게 지겨울 법도 할 텐데 주민에게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이다.특히 모종 선택에서부터 텃밭 상자 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공원녹지과 정도석 씨는 성북구에서 도시농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교주와 같은 인물이다.그는 매일 오전 5시30분이면 출근해 작물들을 관리하는데 파종 시기는 물론 흙의 상태, 작물별 뿌리의 방향까지 농업의 모든 정보가 술술 나오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이 공간의 텃밭으로 지역내 300여개 어린이시설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토종 벼 심기, 지렁이상자 만들기, 수세미효소 만들기, 메주 만들기 체험 등 절기별 도시농업 체험활동의 장소로 활용돼 도시 어린이에게 자연과 사람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해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 반응이 뜨겁다.

도시 농업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민원이 이어지던 말썽 공간이 도시농업을 통해 주민의 애정과 관심이 담긴 공간으로 변신했다”며 “농사가 주는 해피 바이러스를 통해 더 많은 주민을 미소 짓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성북구는 푸드마켓을 통한 작물기부를 위해 지난 5월 상자텃밭에서 재배된 작물에 대한 작물의 안전성 검사까지 마친 상태다. 앞으로도 친환경 도시농업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고,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성북구의 즐거운 농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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