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ㆍ예산실장이 청와대 방문해 '재원 마련SOS'오늘 보고하려 했으나 내주로 미뤄져
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는 박근혜 대통령(사진제공 : 청와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2014년 예산편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청와대에 'SOS'를 치기로 했다. 23일 기재부와 청와대 등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방문규 예산실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중간보고를 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보고를 하려고 했으나 청와대 일정상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보고는 7~8월에 진행했던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라며 "오늘 일정이 취소됐는데 청와대 내부 사정으로 알고 있고 며칠 내로 다시 보고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기재부가 긴급하게 보고 일정을 잡은 것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재원 마련 대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재부 예산실은 각 부처 등으로부터 내년도 예산계획을 제출받아 2차 심의 중이다. 밤샘 작업을 하면서 심의하고 있지만 국정과제 수행에 따른 재원 마련 대책을 놓고 기재부와 관계 부처가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기재부는 공약가계부 수행을 위해서는 국정과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을 모았고, 이를 청와대에 직접 보고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적자재정 ▲공약축소ㆍ연기 ▲증세 등 3가지 카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기재부 내부에서는 이번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아 연기나 공약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각 부처별로 내놓은 예산안 가운데 국정과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항목에서 확정되지 않았거나 연기되는 항목도 늘어나고 있다. 내부 의견조차 통일되지 않아 예산안 편성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수행해야 할 국정과제는 정해져 있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재부가 대통령에게 긴급하게 직접 의견을 들고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온 것 아니냐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하고 있는 박근혜정부가 결국 어떤 식으로든 노선변경 카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증세 출구전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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