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승차감·성능 최고 수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가 처음으로 해치백 스타일의 신차 신형 A클래스를 내놨다. 다운사이징 디젤엔진을 탑재한 작은 차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벤츠 역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BMW에 이어 두 번째로 동급 모델을 출시한 것이다. 올해 독일 본사로부터 배정받은 물량은 650대에 불과하지만 신형 E클래스와 함께 하반기 메르세데스 벤츠를 이끌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한국시장에 A클래스를 내놓기까지 고민이 컸다. 프리미엄 소형차의 시장성을 확신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브랜드 정체성을 해친다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BMW가 지난해 출시한 1시리즈 해치백 모델들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A클래스 한국 출시계획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번 신형 A클래스를 출시와 함께 "많이 팔기위해 내놓은 모델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A클래스 출시로 풀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그동안 주요 소비자층이 세단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다면 실용성과 연비 그리고 재미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신 모델을 추가해 소비층을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지금부터는 1년전 BMW가 그랬던 것처럼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고정관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해치백 = 해치백은 통상 소형 대중차 이미지에 가깝다. 현대차 i30, 기아차 프라이드, 폭스바겐 골프, 폭스바겐 폴로 등이 전통적인 해치백 모델에 속한다. 실용성과 다이내믹한 주행감이 해치백 모델의 매력일 수는 있지만 세단에 비해 중후함과 고급스러움은 떨어진다. 신형 A클래스는 이 같은 해치백의 한계를 극복해야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일단 디자인은 동급 어느 모델보다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메르세데스 벤츠에게 A클래스는 모든 면에서 새로운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고 극찬했고, 고든 바그너 디자인 총괄 임원은 "A클래스 보다 표현이 풍부한 디자인은 없을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그릴 정중앙에 커다란 엠블럼을 달아 프리미엄 차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E클래스와 C클래스 등 다른 차급과 달리 3개 트림 모두 같은 콘셉트를 적용했다. 프리미엄 이미지와 스포티한 감성을 살려 젊을 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다. 후면부는 검정색 마감재를 사용한 범퍼 하단과 수평을 이루는 테일 램프로 차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냈다. 길이는 4305mm에 불과하지만 1445mm의 낮은 차고와 날렵한 루프라인 덕에 길어 보이는 효과까지 거뒀다. 인테리어도 차별화했다. 3개 트림 중 가장 낮은 A200 CDI 모델을 제외한 상위 2개 모델은 AMG모델에서 볼 수 있는 일체형 카시트를 적용해 고성능 모델을 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계기판은 AMG 차량의 디자인을 차용했고, 벤츠 엠블럼을 본 따 만든 송풍구는 총 전면에 총 5개를 배치했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주행성능, 연비 "Wow~" = 메르세데스 벤츠는 신형 A클래스 마케팅 콘셉트를 'Wow~'로 정했다. 역동적인 감성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마케팅 콘셉트만큼 주행성능은 기대이상이다. 1800cc 디젤심장을 달고도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한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변속시 저항을 줄이고, 응답성을 높였다. 이코노미, 매뉴얼, 스포츠 등 3가지 주행모드를 갖췄다. 승차감 역시 여타 경쟁 차종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스펜션이 무르게 세팅됐다는 지적도 일었지만 장기간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탁탁한 것 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8.0km다. BMW 118d의 연비가 리터당 18.7km, 골프 1.6 TDI의 연비가 리터당 18.9km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실제 고속도로 시장구간에서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했지만 연비는 리터당 14~15km를 오간다. 벤츠의 친환경 기술 블루이피션시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결과다. 해치백 모델인 만큼 뒷좌석 공간과 트렁크 용량 등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341리터의 기본 용량을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1157리터까지 늘릴 수 있지만 뒷좌석 동승자를 태우고 골프백 여러 개를 싣는 것은 무리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공동으로 개발해 장착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정보기술(IT) 편의사양에 대한 불만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골프보다는 높고 BMW와 비슷한 수준이다. BMW 1시리즈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만큼 신형 A클래스도 가격면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대표는 "젊은층이 주요 타깃인 만큼 모바일과 SNS를 통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A클래스를 앞세워 판매대수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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