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올해 들어 주가가 300% 이상 상승한 테슬라 모터스의 2·4분기 실적에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테슬라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하지만 한편에서는 과거 아마존이 그랬던 것처럼 주가 폭등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은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오는 7일(현지시간) 공개할 2분기 실적은 테슬라의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1분기 순익 뜯어보면= 많은 이들은 테슬라의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아직은 그야말로 가능성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당장 이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 주당 12센트의 조정 순이익을 냈다. 총액으로는 1120만달러다. 하지만 이익의 절대 비중이 탄소 무배출 차량에 주는 혜택 때문에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탄소 무배출 차량 ZEV(Zero Emission Vehicle) 에 특혜를 주는 ZEV 크레딧 (ZEV Credits)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ZEV 크레딧 제도는 유럽의 탄소 배출권 제도와 유사하다. 캘리포니아는 자동차 업체들에 일정 수량 이상의 전기차를 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할당된 수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다른 업체로부터 ZEV 크레딧를 사야 한다. 테슬라는 ZEV 크레딧을 하나 팔 때마다 3만5000달러를 챙겼다. 이렇게 해서 1분기에 ZEV 크레딧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 무려 6790만달러였다. 또 다른 탄소배출 규제 관련제도 덕분에 1분기에 낸 이익도 1710억달러였다. 탄소배출 규제 관련 제도 때문에 1분기에 총 8500만달러의 이익을 낸 셈이다. 결국 이를 배제한 순수 자동차 영업만으로는 테슬라는 7380만달러 손실을 1분기에 기록했다. 물론 이는 지난해 1분기 8990만달러에 비해서는 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1분기 사상 첫 순이익이 자동차 판매를 통해 이뤄진 것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캘리포니아는 현재 ZEV 크레딧 제도 축소에 대한 논의를 지난 5월 시작했다. 캘리포니아는 10월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탄소배출 거래에 대한 규제 덕분에 많은 혜택을 입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한 이익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올해 4분기까지는 테슬라가 자동차 영업만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
◆1990년대 후반 아마존처럼?= 테슬라는 2분기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2분기에 주당 36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주당 1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매출은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은 3억9340만달러를 기록해 2670만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에 비해 1376%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가율은 무려 2008%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매출은 지난 4개 분기 동안 7배 이상 늘었으며 시장 관계자들은 테슬라의 올해 전체 매출이 18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증가율은 전기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미 온라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기술적 분석으로 유명한 오펜하이머의 카터 워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최근 주가 상승이 1990년대 후반 아마존을 닮았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4개월 만에 30달러에서 130달러로 상승한 것이 1990년대 후반 4개월 만에 20달러에서 100달러로 오른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워스는 또 아마존이 4개월 급등 후 당시 오프라인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 시가총액의 5분의 1 수준이었다며 이는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이 포드의 5분의 1 수준인 것에 비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 주가 폭등은 거품이 아니며 어쩌면 아마존처럼 진정한 주가 폭등은 이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마존 주가는 300달러 수준이다. 워스는 아마존 주가가 100달러에서 3배로 뛴 것을 그대로 적용하면 테슬라의 주가는 4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1999년 아마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테슬라에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워스는 완전히 새로운 뭔가가 등장하면 기존의 틀을 깨뜨리기 때문에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향후 어디로 나아갈지 아무도 모른다며 테슬라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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