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최태원 회장측 재판부에 변론재개 신청(상보)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SK그룹 회장 형제의 거액 횡령 사건의 실마리를 쥔 인물로 평가되는 김원홍씨가 대만에서 붙잡힌 가운데 선고만을 앞둔 최태원 회장 측이 항소심 재판부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SK그룹 최태원 회장 측은 5일 오후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달 결심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 뒤 오는 9일 선고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말까지 “재판진행과 관련해 특별히 검토한 바 없고 입장을 표명한 사실도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재판부가 최 회장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선고일정을 뒤로 미룰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사건 핵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지난달 31일 불법체류(이민법 위반) 혐의로 대만 현지 경찰에 체포돼 우리 사법당국과 송환 절차가 협의 중이다. 김씨는 SK 회장 형제가 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펀드로 출자한 돈을 선지급금 명목으로 넘겨받아 운용한 사건 핵심 인물이다. 김씨는 SK 회장 형제의 수천억원대 배임·횡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11년 3월 중국으로 달아났다. 사법당국은 김씨를 기소중지하고 인터폴 수배와 더불어 행적을 쫓아왔지만 같은해 말 그는 다시 대만으로 건너가 검거 직전까지 머물러 왔다. 동생 최재원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진 이래 최근까지도 대만에 건너가 김씨를 만나왔다고 법정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검찰 수사부터 항소심 재판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전략 수정을 거듭한 최 회장 측은 항소심 막바지 “김원홍에 홀려 사기당했다”며 사건 주범으로 김씨를 지목하고, 결심공판이 열린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에 거액 사기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최 회장은 2005년 이후 김씨에게 맡겨 날린 투자금이 6000억원 규모로 이미 지난해 6월 이후 연을 끊었다고 주장해왔다.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에 배당하고 대만으로부터 김씨 신병을 넘겨받는대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변론이 재개돼 김씨가 법정에 서게 될 경우 최 회장 형제에 유리한 진술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검찰 수사를 앞둔데다 최 회장 말마따나 이미 관계가 틀어진 김씨가 오히려 책임을 최 회장 형제에 떠밀 가능성도 크다. 한편 검찰도 이날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원홍씨와는 상관없이 선고를 앞두고 행한 통상적인 의견서 제출”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최 회장 측의 변론재개 신청에 대해 “재판부가 검토해 결정할 일”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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