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 CEO'아프리카와 브라질 업체 눈여겨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일본 청량음료 업계 2위 기업인 산토리는 요즘 든든한 금고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중이다. 창업주의 증손자인 토리 노부히로 산토리 음료식품회사 CEO(47)는 5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국내외에서 후보 기업을 찾고 있다. 올해 1월에는 5명으로 구성된 M&A팀도 출범시켰다.

토리노부히로 산토리음료식품회사 CEO

토리 CEO는 젊은 나이인 41살에 산토리 이사회에 합류, 2009년 유럽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오랑지나슈웹스를 33억 달러에 인수할 때 산토리 M&A팀장을 맡아 역량을 발휘했고 2011년 산토리식품 CEO로 임명됐다.토리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과 잇따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신흥시장"이라면서 "아프리카와 중남미, 중동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우리 M&A팀이 브라질을 답사했으며 앞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리 CEO는 “투자은행들이 작성해 추천한 물건과 비추천 대상을 검토하고, 아예 가망이 없는 대상은 제외한 다음, M&A팀 자체 목록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산토리음료의 M&A팀은 100개의 여개의 대상을 추려내 이사회와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그는 "우리가 중시해야 할 사항은 유통능력과 유통기반"이라면서 "판매지점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상품을 전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토리 CEO는 “인수대상 기업 경영진과 얼굴을 맞대고 산토리와 궁합이 잘 맞을 것인지 알아본다”면서 “산토리는 어떤 기업을 인수하고 난 뒤 기존 경영진을 해고한 전례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나면 해당 기업 경영진을 일본으로 초빙해 연구개발(R&D)센터와 공장을 견학시키며 산토리 기업문화를 배울 기회를 제공다고 설명했다.그는 상장전에 전 세계를 다니며 투자자들을 만나 산토리를 홍보했다. 그는 세계 음료시장이 통합됨에 따라 기업 인수가격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토리 CEO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산토리식품의 M&A 실적을 보며 다른 일본 기업들과는 차별화돼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인수가를 높이지 않고도 계속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가’를 물었다”고 소개했다.토리는 이와 관련, “나는 과거에도 적정 인수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전례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인수전에서는 인수가를 높게 제시하지 않고는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덧붙였다.산토리만의 독특한 기업 철학인 ‘얏테 미나하레’를 외국의 직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 토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새로운 과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라는 말이라고 얘기해준다”고 답했다.토리 CEO는 “40~50년 실패하더라도 성공할 때까지 계속 시도하라는 뜻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뜻이 아니다”면서 “목표를 높게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토리 CEO는 ‘회사를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 직원들의 국적도 다양화할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산토리 그룹 차원에서 국내 사업에만 주력하다 보니 국제적인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이 일선에 머물던 시절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그래서 앞으로는 해외에서 인재를 발굴할 작정”이라고 설명했다.요즘 일본내 이직율이 높아 채용공고를 내면 지원자가 상당히 많이 몰려드는 점을 감안해 면접에서 후보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장점은 제시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사내 분위기가 좋고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하다는 사실은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금융업계에서 산토리로 전직하면서 급여는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산토리 기업문화에 만족한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한편, 토리 CEO는 일본 명문 게이오대학에서 경영학 학사학위를, 미국 매사추세츠주 미들섹스 카운티에 있는 사립 종합대학교인 브랜다이스대에서 국제경제?금융 석사학위를 각각 취득하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에서 6년간 근무하다가 1997년 산토리그룹에 입사했다. 결혼해 세자녀가 있으며 취미는 골프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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