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연구 박사 '후쿠시마 ,체르노빌보다 심각한 상태'

▲유리 반다제프스키(Yury Bandazhevsky)의학 박사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따른 주민들의 피폭 상태를 조사한 연구자가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福島)현에 대해 "체르노빌보다 (피폭)속도가 빠르고 심각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체르노빌 사태 이후 방사능 오염지역의 대규모 주민 건강조사와 오염 식품을 이용한 축산실험을 실시한 바 있는 유리 반다제프스키 박사는 28일 지지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다제프스키 박사는 후쿠시마현을 시작으로 도쿄를 포함한 토호쿠(東北)·칸토우(?東) 지방을 중심으로 방사성 물질이 광범위하게 날아 흩어졌다며 "후쿠시마 이외에도 주민의 건강조사를 철저히하고 내부 피폭을 피하기 위해 식품의 모니터링 검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고 공식 인정하는 한편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초고농도 방사능이 수증기에 섞여 유출되는 것이 밝혀져 일본 전역에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다제프스키 박사는 사고 후 후쿠시마현 주민 건강 관리 조사에서 18세 이하 어린이 12명이 갑상선 암으로 진단되었으나 검토위원회가 원전사고 관련성을 부정한 데 대해 "일본의 의사들은 원전 사고와의 관계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성실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상태는)체르노빌보다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심각한 사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70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의 건강조사와 식품의 방사성 물질 농도 측정을 실시하고 있는 반다제프스키 박사는 "일본 연구자들이 꼭 이 연구에 참여해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유럽 연합(EU)에서 약 300만 유로의 기부금을 받아 프랑스·독일의 의사및 연구자들과 함께 체르노빌 인근 지역을 조사 중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내부 피폭을 막기 위한 방책을 추진해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상 최악의 방사능 오염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1986년 4월 26일 구소련 우크라이나공화국 키예프주(州)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폭발 및 화재가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된 사건을 뜻한다. 이 때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해 발전소 해체에 동원됐던 노동자 5722명과 이주 민간인 2510명이 사망했으며 43만명이 피폭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재연 기자 ukebid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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