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국내증시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1870선을 전후로 진동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거래대금 감소 속에 장 막판 순매수 전환한 외국인에 낙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모멘텀 부재 국면 속에 시장의 관망심리는 증시의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수의 장 중 변동성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2·4분기 어닝시즌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국내증시 투자자자들의 '눈치보기'는 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기대보다 경계심리가 큰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후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예상된 부진에 대한 실망이 큰지, 확인된 부진을 뒤로하고 하반기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지를 잘 살펴보라는 조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올해 2분기 어닝시즌도 실적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 과정이 지속(이익수정비율 하락세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보다는 경계 심리가 높다. 특히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경기부진, 1분기 대비 엔·달러 환율의 절대적 레벨 상승 등 2분기의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국내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의 이익 변동성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전날 장 마감 후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1분기 어닝쇼크 이후 2분기 소폭의 흑자전환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공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적 공개 이후의 주가 반응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 반응이 시장의 취약한 투자 심리를 반영하며 하락 기조를 강화할 것인지,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를 반영하면서 추가 하락을 방어할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중요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반응은 이번 어닝시즌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지난 5월22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유동성 축소 발언 이후 전세계적인 트리플 약세(주가, 채권, 환율)는 지난달 24일을 저점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주가 본원력 측면에서는 선진국의 주가 회복이 돋보였다. 일본, 프랑스, 독일, 미국이 저점 이후 7%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머징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터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브라질,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더딘 주가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환율 측면에서는 엔화가 약세로 전환된 가운데 한국과 대만, 남아공의 환율 복원력이 빨랐다. 버냉키의 의장의 저금리 유지 및 통화완화 기조 발언에 힘입어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신흥국 금리상승 리스크도 진정되고 있다. 트리플 약세의 진정은 자금 플로우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우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한 주식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 미국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출 강도는 약화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주식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위험자산 선호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패자로 인식됐던 유럽과 중국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2분기 성장률 발표를 통해 중국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3분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과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유럽이다. 이미 긴축완화와 680억유로의 성장 정책을 발표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결합될 경우 유럽을 보는 시각은 빠르게 변할 수 있다.유럽에 대한 기대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플로우의 변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지난달 24일 저점 이후 글로벌 ETF 중 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는 유럽 선진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iShare MSCI EAFE ETF'였다. 위험자산 선호는 고위험 자산으로 바로 향하기보다는 중간단계인 유럽 선진국 주식, 투자등급 회사채, 고수익 채권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와 다른 하반기, 패자의 역습은 이미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다.◆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는 중기 상승 국면이나 단기적으로 불규칙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중요한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 중이므로 당분간 이전 저점대인 1770이 의미 있게 이탈될 가능성은 낮다. 중기적으로 1950 수준까지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 단기적으로 급락 후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을 때, 한 번에 60일 이평선을 넘어서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체로 20일 이평선 아래까지 떨어지고 상승하는 과정에서 중기 상승국면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단기 이평선을 이탈하면 최소한 20일 이평선을 하회하는 수준까지의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두고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조정 없이 상승하더라도 60일 이평선 부근에서는 일단 포지션을 줄여 조정에 대비하고, 단기 조정이 나타날 경우 저점 확인되면 적극 매수해서 중기 상승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미국시장이 신고가 경신 국면에 들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미국시장은 일단 상승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지만 20일 이평선을 이탈하는 모습이 나타나면 단기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시장 역시 중요한 바닥권을 확인했고 20일 이평선도 회복했으며 추가 상승 여력도 있는 상황이나, 상해종합지수 기준으로 2150 수준에 저항대가 위치해 있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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