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신경전...북측 '오늘비는 한철 장이 될수도'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15일 남북 당국간 3차 실무회담은 양측 수석대표 간의 팽팽한 기싸움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8분 양측 대표단은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 4층 회의장에서 1차 전체회의를 위해 마주 앉았다. 양쪽 수석대표는 회의장에 입장한 후 사진촬영을 위해 으레 하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먼저 북쪽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이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고 말문을 열자 우리 쪽 수석대표로 새로 나온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수 있다"며 "오늘 회담이 잘돼서 공업지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한다면 그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로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 장'(한철에만 반짝 열리는 시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측은 회담 시작을 불과 1시간 앞둔 이날 오전 9시께 법률전문가로 알려진 허영호를 빼는 대신 '대남 회담 일꾼'으로 평가받는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를 대표단에 새로 포함시켰다고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 이에 따라 박 부총국장의 발언은 이번 회담이 좋지 않게 끝날 경우 한두 차례 회담으로 끝났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측은 회담에서 "개성공단을 왕래하는우리 측 인원의 신변안전과 기업들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들을 완비해야 한다"고 북한에 요구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의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또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우리 측 기업과 외국 기업들에 대해 국제적수준의 기업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재발방지책 등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 제시 없이 기존의 조속한 개성공단 재가동 입장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이번 회담이 개성공업지구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 가동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공단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의 의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의 자신들의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실무회담 전체회의는 오전 10시8분부터 11시30분까지 열렸다. 양측은 각각 별도의 오찬을 가진 뒤 오후에 수석대표 접촉 등을 이어가며 입장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김기웅 단장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되고 국제적 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협상이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할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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