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신임 회장 취임… 신발끈 고쳐매는 KB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2일 임영록 신임 회장의 취임과 함께 KB금융그룹이 신발끈을 고쳐맸다. 소매금융 강화와 리스크 관리, 그리고 생산성과 효율성의 향상. 임 회장은 종전에 강조해온 경영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임 회장은 그러면서도 "그룹의 체질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시작될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이른바 '임영록 스타일'이 어떻게 드러날지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날 오전 9시 20분경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도착한 임 회장은 밝은 얼굴로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주주총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총을 통해 공식 선임된 임 회장은 이어 열린 취임식에서 "경쟁 그룹에 비해 경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와 시가총액도 열세이지만,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면서 세 가지 경영 원칙을 밝혔다. 임 회장은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의 경쟁력을 확실히 다져 그룹의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자"면서 "소매금융은 KB금융그룹이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임 회장은 "3000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고객과 1200개가 넘는 영업 네트워크는 KB의 가장 큰 자산"이라며 소매금융 강화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아울러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흔들림 없이 대처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스포츠에서는 야구든 축구든 빗장 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이며, 화력이 막강해도 실책이 잦으면 이기기 어렵다"는 말로 수익을 내는 것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했다. 임 회장은 이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그룹의 창조적 도전과 역동적 성장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특히 "시장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나 채널은 재검토해 운영 방향을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일부 사업의 통·폐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사의 원칙도 밝혔다. 임 회장은 "업무 성취의욕을 높이고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도록 능력과 성과에 따른 평가와 보상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인사 원칙을 정립해 학연·지연의 줄서기 문화를 뿌리뽑아 열심히 일하는 실력 있는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국민과 고객들에게 때 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 시우(時雨)와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공식 출범한 임영록 호의 첫 과제는 '용인(用人)'이다. 임 회장은 이르면 17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차기 국민은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KB생명 등 은행을 제외한 9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관심이 높은 국민은행장 후보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부사장·김옥찬 국민은행장 대행·최기의 국민카드 사장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한 발 늦게 학자 출신인 이건호 부행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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