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부드러운 집요함, 對中 '캐시외교' 일궜다

'내수 大교역' 베이징 제안, '中 서부진출' 시안 선언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얻어낸 경제 성과를 묻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캐쉬(현금)'라고 답했다. 지난 미국 순방 때는 "북한 등 지역적 리스크에도 불구, 한국은 여전히 좋은 투자 대상국"이라는 '홍보'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구체적 성과를 두고 협상이 이루어진 '세일즈 외교'였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어오는' 꼼꼼하고 집요한 협상력도 주효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체결 MOU 8개중 6개가 경제분야우리쪽이 경제분야에 목표로 삼았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20년간 투자와 무역에 국한돼 있던 양국 경제협력 분야를 최첨단, 범지역적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또 양국이 제3국에 부품 등을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에서 벗어나 각자의 내수시장에 더 진출해 시장을 넓히자는 측면이다. 후자의 핵심은 FTA다. 구체적 성과를 보면 서명이 이루어진 8개 조약 및 양해각서에 경제분야가 6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양국 수출입은행이 3국 시장 진출에 있어 기업의 위험을 공동 부담하자는 협약이 있었다"며 "이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세청이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 공인업체) 상호 인정약정'에 합의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공인된 양측 업체에 대해 수입서류 심사를 간소화 해주는 게 골자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우리가 꾀하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다. 중국을 방문한 전직 대통령이 상하이나 칭따오 등 중국 동부 해안도시에 관심을 집중한 반면, 박 대통령이 서부대개발의 거점지역 '시안(西安)'을 순방지로 택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조 수석은 "중국 내륙을 개발하는 문제가 바로 내수시장을 넓히는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을 대통령이 강조해서 말해왔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시안 삼성반도체공장을 직접 찾아 격려함으로써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게 "이제 서부로 진출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式 세일즈외교는 '꼼꼼함과 집요함'박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주요 인사들과 대화하는 장소에 배석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대통령은 '부드러운 어투로 집요하게 대답을 끌어내는' 스타일의 협상력을 발휘했다. 중국 측 인사가 "시간이 다 됐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는 뜻을 표해도 기어코 대답을 얻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다 한다. 대표적인 게 한중 통화스왑 만기연장 문제다. 이는 최종적으로 공동성명에 부속서 형태로 적시됐는데, 협상 자체가 다소 늦게 시작돼 마지막 순간에 어렵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국제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양국의 굳건한 경제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 아주 중요한 합의"라고 평가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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