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골프·스키·공연..강원패밀리랜드 新바람 났습니다

-취임 2주년, 복합리조트로 확 바꾼 최흥집 대표-사행산업·도박중독 등 부정적 이미지 씻고-가족형 시설로 재도약..성장 잠재력 높아 [대담=노종섭 산업부장]"올 여름휴가는 하이원리조트에서 보내시는 건 어떠세요. 해발 800~1100m 고원지대에 있어서 한여름에도 밤이면 긴팔 재킷을 걸쳐야할 정도로 시원합니다. 저녁에는 야외 음악분수대에서 불꽃페스티벌도 열리고 정선아리랑 공연에 영화까지 상영하죠. 자녀들을 위한 공간도 따로 있어서 야외수영장에서 놀게 하면 됩니다. 가족끼리 산책로인 하늘길을 따라 걷다보면 힐링도 되거든요. 휴가지로 이만한 곳이 또 있나요."지난달 28일 서울시 마포구 강원랜드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최흥집 대표는 2년 사이 '세일즈맨'이 되어 있었다. 2011년 9월, 취임 갓 두 달을 넘기고 만났던 자리에서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다소 경직돼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강원랜드 전도사'로 변해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이원리조트를 사계절복합리조트로 만들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달려온 2년. 최 대표는 소기의 성과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을까.

▲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오는 12일로 임기 2주년을 맞는 최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이 강원랜드의 '이미지 쇄신'이다. 강원랜드 하면 '카지노, 사행산업, 도박중독'을 먼저 떠올리며 부정적으로만 인식됐기 때문이다. 한번도 찾아와보지 않고 무조건 강원랜드를 부정의 상징으로만 보는 시각들이 있는 한 강원랜드의 미래는 없었다. 이에 최 대표가 취임 직후 주력한 것이 '하이원리조트'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사계절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한 일이었다.최 대표는 "강원랜드가 카지노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와서 즐기고 쉬고 갈 수 있는 복합리조트시설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선포했던 '비전2020'도 여기서 비롯됐다. 2020년까지 연간방문객 1000만명을 넘는 아시아 최고의 복합리조트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의 최 대표의 목표다. 매출의 90%는 카지노에서 나오지만 이미 골프장, 스키장, 콘도, 컨벤션시설 등 비카지노 이용객은 카지노이용객을 앞질렀다. 카지노하러 강원랜드에 오는 게 아니라 겨울에는 스키타러, 여름에는 가족 휴가를 위해 찾게 된 것이다. 특히 컨벤션(MICE)은 복합리조트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산업이었다. 라스베이거스, 마카오를 포함한 모든 리조트가 카지노 중심에서 컨벤션 중심의 MICE산업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FIS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110개국에서 1000여명이 찾아 국제적인 리조트로서 위상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어 다국적 회사 '줄리앙' 인센티브 행사도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려 내외국인 1400여명이 방문했으며 얼마전에는 배우 장근석의 일본 팬미팅도 열려 110개국 1500여명의 외국인들이 1박2일 일정으로 머물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관광객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1년까지만 해도 3만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기준 4만8000명으로까지 증가했다. 지난 겨울에는 투숙객의 60%가 외국인이었다. 대부분 중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인들이 중심이다.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접근성이 개선된다면 글로벌리조트로 나아갈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게 최 대표 생각이다. 최 대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관광객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단체 여행객보다 개인 여행객이 대부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행 패키지로 묶여서 우르르 몰려오는 게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한명 한명씩 일부러 찾고 있다는 것. 이에 최근에는 카지노 시설을 확충하면서 외국인존을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창립 15주년을 맞은 강원랜드는 최근 카지노 시설을 확장하며 '제2도약기'를 맞았다. 이번 증설로 테이블게임 68대, 머신기기 400대를 추가 설치했으며 영업장 규모는 기존 총 6353㎡에서 1만1811㎡로 확대했다. 강원랜드 측은 연간 카지노 입장객이 30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확장에 최 대표가 의미를 크게 두는 것은 2011년 말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폐특법) 시한연장에 이어 두번째로 강원랜드의 지속성장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최 대표는 "이번 카지노 시설 개선으로 매출규모가 확대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고용창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6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며 특히 카지노를 찾아 온 고객들이 하이원리조트의 다른 시설도 이용해보고 강원랜드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카지노 영업장 확대는 제2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행산업이라는 선입견이 있던 카지노를 사계절복합리조트로 전환시키며 연매출 1조3000억원대로 끌어올린 강원랜드의 현 모습은 새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도 맥이 닿아있다. 특히 최 대표가 생각하는 강원랜드의 창조경제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
"정규직원 3000여명 중 폐광지역 4개시ㆍ군 출신이 약 50%이고 강원도 출신 직원이 13%예요. 특히 노인 250명을 매년 고용해 리조트 관리에 필요한 환경ㆍ미화, 교통정리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이게 창조경제 아니겠습니까."남은 임기동안 바라는 점은 딱 한 가지다. 취임 당시부터 가장 역점을 뒀던 강원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이다.최 대표는 "20205년 폐특법이 종료돼도 강원랜드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카지노 경쟁력'이 아니라 '복합리조트로서의 경쟁력'을 길러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가 가족형 사계절복합리조트로서 건전한 게임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식이 전환됐으면 하는 게 제 마지막 바람이죠."정리=오주연 기자 moon170@사진=윤동주 기자 doso7@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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