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입법, 재계 긴장]'중기 자생력 저하 논의 소홀 하도급법, 동반몰락 부를수도'

<4·끝>동반성장

소비자 제품 선택권 축소, AS 등 품질저하고유업종제도와 유사, 국가신인도 추락도 우려[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경제민주화 입법 중 재계의 민감도가 가장 큰 법안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사업 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법안인 만큼, 그 피해가 가시적(可視的)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재계는 특히 관련 법안이 궁극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조경태·이목희 민주당 의원,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계류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은 '중소기업적합업종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각 개정안별로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조경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대기업의 적합업종 인수·개시·확장 금지 명문화 ▲대기업의 사업이양에 대한 이행명령 부과를 명시하고 있고, 이목희 의원안에는 ▲사업조정 신청 접수일로부터 3개월 이내 사업조정 안건 심의 완료 ▲대기업의 사업이양에 대한 이행명령 부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명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정부가 중소기업 사업영역으로 보호가 필요한 보호업종 및 보호기간을 지정하고, 보호업종 사업의 인수·개시·확장시 중소기업청장에 대한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재계는 이 같은 개정안이 결국 근로자 및 소비자 피해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이 축소되고 사후서비스(AS) 하락 및 품질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중기 적합업종을 확대할 경우 신뢰성을 확보한 대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동시에 대기업의 사업이 제한받게 될 경우 이와 연계된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중견기업의 자생력 저하도 중소기업적합업종 관련 법안의 대표적 폐해로 언급됐다. 외국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우량 중소기업이 오히려 성장을 꺼리는 현상이 만연해지는 등 고유업종제도의 폐해가 반복될 것으로 우려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관련 개정안은 실패한 제도인 고유업종제도와 실질적으로 유사해 영세한 중소기업에서 성장한 상당수 중견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무엇보다 국제협정위반으로 국가 신인도가 추락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정치권이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한 릫하도급법 수급사업자 범위를 중견기업으로 확대릮하는 내용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하도급법 취지와 상충된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꼽혔다. 중견기업은 사실상 대기업으로, 하도급법은 중소 수급사업자의 협상력 보전이 목적이므로 이를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은 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존 하도급법 취지와 상충된다는 점 외에 국내 시장을 해외업체에 내주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라며 “입법사례가 전무한 가운데, 해외업체로의 거래선 변경이 불가피해 중견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유통업의 공정거래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설계된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대규모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수령하는 판매장려금 상한선을 매입금의 15% 이하로 선정하거나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3배까지 손해배상 책임) ▲공정거래위 표준계약서 작성·사용 의무화 등이 핵심이다. 정호준 민주당 의원,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 현재 정무위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에 대해 재계는 기존 입법취지와 상충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다른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판매장려금은 납품업체, 특히 신생 중소기업의 대형유통업 입점 및 프로모션을 위해 유리한 제도로 (이를 제한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중소납품업체 보호라는 입법취지와 상충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헌법상 과잉금지 및 이중처벌 금지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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